동료 아기에게 분유병 물리고 회의 주재한 뉴질랜드 국회의장
맬러드 의장, 훈훈한 탈권위…2년 전에도 아기 안고 의사 진행
뉴질랜드의 트레버 맬러드 국회의장이 권위를 내려놓고 또다시 훈훈한 장면을 연출했다.
맬러드 의장은 21일(현지시간) 의회에서 회의를 주재하는 동안 동료 의원이 데려온 아기를 정성스럽게 돌봤다고 영국 BBC 방송과 호주 ABC 방송이 22일 보도했다.
의회 동영상에 따르면 맬러드 의장은 안고 있는 아기를 살짝 앞뒤로 흔들면서 발언 시간을 넘긴 동료 의원에게는 경고를 하기도 했다.
맬러드 의장도 노동당 소속 타마티 코피 의원의 아기에게 분유 병을 물리고 있거나 그를 안고 있는 모습의 사진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맬러드 의장은 “통상 의장 자리는 회의를 주재하는 사람이 이용하지만, 오늘은 VIP 한 명이 나와 함께 의장 자리에 앉았다”고 글을 남겼다.
코피 의원은 이날 배우자 출산 휴가를 마치고 의회에 복귀하면서 지난달 출생한 아기를 안고 의회에 출석했다.
이 아기는 대리모를 통해 태어났고, 코피 의원의 파트너인 팀 스미스의 생물학적 아들이다.
코피 의원은 뉴질랜드 언론에 “동료들로부터 정말로 지지를 받고 있다고 느꼈다”라고 처음으로 아기를 안고 등원한 소감을 밝혔다.
이날 의장 역할과 함께 아기 돌보미 역까지 맡은 맬러드는 자녀 셋을 둔 아버지다.
맬러드 의장은 취임 초기인 2017년 11월에도 본회의에서 동료 의원의 생후 3개월 아기를 안은 채 의사를 진행해 화제가 된 바 있다.
당시 맬러드 의장은 국회를 더 현대적이고 가족 친화적인 분위기로 만들겠다는 약속을 지키겠다며 한 여성의원이 데려온 젖먹이를 자신의 무릎 위에 올려놓고 어르며 사회를 보았다.
최근 세계 곳곳의 의회에서는 어린 자녀를 데리고 등원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영국 자유민주당의 조 스윈슨 대표는 지난해 아이를 데리고 의회 토론에 참여한 바 있고, 호주에서는 2017년 5월 라리사 워터스 상원의원이 본회의장에서 모유 수유를 했다.
그러나 일부 나라에서는 의회 회의장에 아기를 데리고 들어가려는 시도가 아직은 불발에 그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