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력적이다” “아이는 언제 낳냐”… 뉴질랜드 저신다 아던 총리 인터뷰 논란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37)와의 인터뷰 도중 총리에게 “매력적”이라고 말한 호주의 한 언론인이 성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인터뷰 내내 여성 총리의 외모 칭찬이나 사생활 관련 질문만 이어졌을 뿐, 정책이나 국정 운영 방향에 관한 언급은 부재해서다.
뉴질랜드 현지매체 뉴스허브에 따르면, 아던 총리는 25일(현지시간) 방송인 찰스 울리가 진행하는 호주의 토크쇼 ‘60분’에 출연했다. 울리는 “인생에서 수많은 총리들을 만났다. 누구도 이렇게 젊지 않았고, 이렇게 똑똑한 사람도 많지 않았으며, 아무도 이렇게 매력적이지 않았다”는 말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뉴질랜드 다른 국민들처럼 나도 그녀에게 홀딱 반했다(smitted)”고도 했다.
임신과 출산에 관한 질문도 인터뷰 내내 이어졌다. 아던 총리는 지난달 19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자신의 임신 사실을 공개하고 오는 6월 출산 직후 휴가를 떠나겠다고 밝힌 상태다. 올리는 아던 총리에게 “정말로 정치적인 질문 하나를 하고 싶다. 아이의 출생 예정일이 정확히 언제냐”고 물었다. 아던 총리가 예정일을 말해주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수정일을 세고 있을지 흥미롭다”고도 답했다. 이 대목에서 아던 총리와 사실혼 관계인 클라크 게이포드가 불편한 듯 웃음을 터뜨리며 “정말요?”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해당 인터뷰가 성차별적이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남성 정치인과 달리, 여성 정치인은 업무 능력이 아닌 성적 매력으로 거론되고 평가받는 경우가 많다는 비판이다. 누리꾼들은 “아던 총리의 매력도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국가 지도자로서 그의 능력과 아무 관련도 없어보인다” “아던 총리가 호주의 불쾌한 ‘60분 인터뷰’를 참아내고 있다” “아던 총리의 정책이나 정치적 성취에 대해 말할 줄 알았지만 아무것도 없었다. 내가 본 것은 그의 외모와 아이에 관한 이야기 뿐이었다”는 반응을 보였다.
논란이 거세지자 아던 총리도 입장을 내놓았다. 그는 26일 기자회견에서 “(울리가 수정일에 대해 물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같은 질문은 새롭지 않다”며 “인터뷰에서 특별히 당황스러운 부분은 없었다”고 말했다.
아던 총리의 임신과 출산은 뉴질랜드에서도 꾸준한 관심사였다. 지난해 9월 총선 전후로도 아던 총리의 가족 계획을 묻는 질문이 수없이 쏟아졌다. 그는 “언제 출산을 할지는 여성의 선택이고, 그것이 여성의 일자리에 영향을 주는 사안이어서는 안된다”며 관련 언급을 함구하다, 지난달 19일에서야 임신 사실을 공개했다. 임신 사실을 처음 인지한 것은 지난해 10월이었지만, 당시는 뉴질랜드 제일당과의 연정 협상이 한창이던 시기여서 임신 사실을 숨겼다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