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봉사 나선 크라이스트처치 택시 기사들 ‘우리 모두는 똑같은 사람’
지난 금요일, 이슬람 사원 총기 테러로 크라이스트처치 전체가 혼란에 빠져있을 당시 택시 기사들도 지역 사회에 도움이 되고자 발 벗고 나섰다.
경찰이 경계 태세에 돌입했고 크라이스트처치 국제공항은 경찰과 폭탄 탐지견으로 삼엄한 분위기였다.
이때 머리에 터번을 두른 택시 기사 만진더르 싱(Manjinder Singh)은 공항 터미널 출구에 대기해 있었다.
“뉴질랜드 역사상 가장 암울한 일이 일어나서 지금 모두 다 발 벗고 나선 상태예요. 저는 시크교도고 오늘 테러는 무슬림을 공격한 거지만 그게 뭐가 중요합니까. 우리 모두 다 같은 사람인데, 이럴 때일수록 한마음이 돼야죠.
지금 경찰은 현장에서 싸우고 있고, 병원도 응급 처치하느라 난리가 났는데 우리 택시 기사들도 뭔가 도움이 되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만진더르 싱을 비롯한 크라이스트처치의 많은 택시 기사들은 테러로 피해를 입은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무료로 승객들을 목적지까지 실어 나르고 있다.
그의 동료인 블루 스타 소속 택시 기사 파빈더르 싱(Parvinder Singh)은 테러 피해자 가족을 위해 할 수 있는 한 많은 도움을 주려하고 있다고 한다.
“오늘 테러로 피해를 입은 사람들과 해외에서 급히 크라이스트처치를 찾은 그 가족들에게 무료 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시크교 택시 기사들은 피해자 모두에게 무료 식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는 금요일 근무 중 테러 현장인 알누르 사원(Al Noor Mosque) 근처를 지나게 되었다고 말했다.
“총소리 같은 것이 들렸어요. 그런 다음 경찰차가 갑자기 돌아다니더니 사람들 비명 소리가 나더군요.”
피지 출신인 무나 쿠마르(Muna Kumar)는 많은 택시 기사들이 가까운 지인이나 동료를 잃었고, 자신 역시 친한 친구 한 명을 잃었다고 말했다.
“모두에게 친절한 사람이었고 대부분의 동료들이 좋아했습니다. 기사들 모두가 정말 좋은 동료 한 명을 잃은 셈이죠.”
쿠마르는 기사들이 심적으로 일하기 어려운 상태지만 도움기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해 뛰고 있다고 말했다.
“금요일에는 눈물을 참으면서 일했어요. 제가 모셔다 드린 승객들, 현장을 지나가던 때를 생각하면 너무 힘들었습니다.”
또 다른 택시 기사 개리 싱(Garry Singh)은 가족이 있는 집으로 당장 달려갈까 하는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대신 다른 사람들을 집에 데려다주는 봉사를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택시 기사로서 무료 봉사를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테러는 종교와 상관없습니다. 희생자들은 이슬람교도나 시크교도도 아닌 그저 사람입니다.”
세계 어느 곳에서 일어나든 이런 일은 모두에게 비극적인 일입니다.”
원본 기사: Radio N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