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 청소년에서 롤모델로, 우울증 극복한 오클랜드 소녀 “교회 활동이 나를 바꾸었다”
자스카 마스터스-루이시(Zascha Marsters-Luisi)는 심한 우울증으로 다른 또래들보다 힘든 시기를 겪은 십대 소녀이다.
오클랜드 남부에 살고 있는 19세 자스카는 학창 시절 잦은 음주와 싸움 등에 휘말리는 비행 청소년이었다고 말한다.
자스카의 어머니는 불과 4살 때 돌아가셨다.
“정말 힘들었어요. 엄마라는 존재를 알지 못했거든요.”
그러나 자스카는 마누레와(Manurewa)의 한 교회가 운영하는 청소년 지원 단체인 ‘왓홉 지역 재단(WhatHope Community Trust)’의 도움으로 180도 삶이 바뀌었다.
이제는 이 단체에서 어엿한 청소년 리더로 활동하고 있는 그녀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다른 청소년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해주며 도움을 주고 있다.
마누레와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자스카는 사랑이 넘치는 화목한 가정에서 자랐다.
그러나 중고등학교 때 나쁜 사람들과 어울리는 친구들을 만나게 되었다.
1년간 호주 여행을 마치고 집에 돌아온 어느 날부터 자스카는 학교에서 술을 마시고 싸움을 하는 등 흥청망청한 삶을 살기 시작했다.
“너무 나쁜 짓을 하고 다녔어요. 가족들에게는 그런 사실을 숨기려고 했는데 가끔 집에 술 취해서 들어간 적도 있어요.”
“가족들은 제게 무슨 일이 있는지 놀라서 물었고 저는 그냥 실수로 술을 마신 거라고 거짓말을 했죠.”
그러나 점점 행동이 거칠어진 자스카는 가족들에게 안 하던 말대꾸도 하기 시작했다.
왓홉 재단의 청소년 리더가 된 자스카와 동료 리더 이하카 칼튼 ©CHRIS HARROWELL
그리고 4년 전 와이탕이 데이(Waitangi Day)에 자신이 속한 카파 하카(kapa haka, 마오리 민속 공연) 그룹과 함께 마누레와 마운트포트 파크(Mountfort Park) 기금 마련 행사에 참가한 자스카는 그곳에서 왓홉 재단 대표인 케네스(Kenneth) 부부를 만났다.
왓홉 설립자 아네 신(왼쪽 끝), 왓홉 공동 설립자이자 커넥션교회 목사 케네스 신(오른쪽 끝) ©CHRIS HARROWELL
케네스 부부는 당시 행사장 부스에서 왓홉 재단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었다.
“수줍음이 많아서 제가 먼저 말을 걸지 못했는데, 두 분이 제 옆에 앉으면서 먼저 소개를 했어요.”
“그리고 운영하고 있는 이 청소년 단체에 대해 이야기해주셨습니다.”
“뭔가 재미있어 보이고 배울 게 있을 것 같았어요.”
그 뒤로 자스카는 왓홉 행사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수줍은 성격 때문에 100% 적극적으로 참여하지는 못했다.
“조금 어색해서 항상 뒤에 있는 편이었어요. 누구와도 이야기하고 싶지 않았죠.”
하지만 두 번째 호주 여행을 다녀온 후, 자스카는 더욱 심각한 비행 청소년이 되었다.
“친구들과 다시 술을 마시고 학교에서 싸움을 하기 시작했어요.”
“그때는 왓홉 모임에도 나가지 않아서 아무도 제가 어디 있는지 몰랐죠.”
그녀는 개인적인 문제로 인해 자살 충동까지 느꼈다고 한다.
지속적으로 문제를 일으키면서 자스카는 결국 학교에서 정학을 당했고 이후 심한 우울감에 시달리다 지쳐 버렸다.
그러던 중 친구 2명이 자신들이 다니는 교회와 캠프에 대해 이야기해주었다.
“너무 좋아 보였고 놓치면 안 되겠다 생각했어요.”
“그때부터 왓홉 모임에 다시 나가기 시작했고, 거기에 있는 다른 리더들과 유대감을 나누면서 내가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그들도 모두 각자의 문제들을 가지고 있었고 그것을 극복했더라고요.”
이후 자스카는 왓홉이 속한 교회에 나가 더욱 적극적으로 활동하게 되었고 2년 전에는 침례도 받았다.
그녀는 왓홉에서 1년 동안 인턴 과정을 거친 뒤 청소년 행사를 이끄는 리더가 되었으며 사운드 엔지니어링 공부도 시작했다.
“이제는 뒤에만 있지 않고 앞에 나서고,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일도 많이 하기 시작했어요. 절대 내가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던 건데…”
‘청소년들에게 자신이 소중한 사람임을 깨닫게 해줘야’
부인과 함께 왓홉 재단을 설립한 케네스는 마누레와에 있는 초교파 교회인 커넥션교회(Connection Co church)에서 목사로 사역 중이다.
그는 지역 청소년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이 자신이 소중한 사람임을 아는 것과 어딘가에 소속되었다고 느끼는 것임을 깨닫고 왓홉 재단을 설립했다.
“이런 것은 정부 기관이 해줄 수 있는 일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들이 가치 있는 사람임을 일깨워주고 끈끈한 관계를 형성하는 프로그램을 시작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케네스에 따르면 왓홉에서 활동하는 청소년 중 4분의 1은 커넥션교회에 다니고 있다.
자스카는 왓홉 청소년들에게 몇 년 동안 방황했던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다른 청소년들에게 어려움을 극복한 롤모델로 떠오르고 있다.
“자스카가 그동안 변화해온 과정을 우리 모두가 지켜봤는데 정말 용기있는 행동이라고 생각합니다.” 왓홉 설립자 케네스 신 목사는 말했다.
번역: 원처치
원본 기사: Stuf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