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만나 “중국과 관계 좋다”
실언한 뉴질랜드 총리…속내 들켰나?
도쿄 방문서 中·日 헷갈린 뉴질랜드 총리…3시간 시차 핑계
“뉴질랜드와 중국의 관계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흥미로운 시기를 맞고 있습니다. 아, 죄송합니다. 일본과의 관계에서요.”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가 19일(현지 시각) 총리 취임 후 처음으로 일본을 방문했다. 그런데 도쿄에 도착하자마자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일본’을 ‘중국’으로 잘못 언급했다. “시차 적응이 안 된 탓”이라고 했지만 아베 총리 입장에선 당황스러울 수 밖에 없었다.
무엇보다 타이밍이 좋지 않았다. 전날 아시아뉴질랜드재단(ANZF)은 보고서를 통해 “뉴질랜드와 일본 관계가 ‘표류’하고 있는 상황에서 (뉴질랜드 정부가) 중국에 더 관심을 쏟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 때문에 일본과의 무역관계를 논의하기 위해 아베 총리와의 면담을 앞둔 아던 총리가 무심코 속마음을 털어놓은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아던 총리는 이날 일본에 도착한 직후 방문 소감을 묻는 인터뷰에서 “‘중국’과 뉴질랜드의 관계에서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흥미로운 시기였다”고 말하고는 발언 직후 “죄송하다. 일본과의 관계”라고 수정했다. 이 말실수에 대해 그는 “뉴질랜드에서 바로 와서 시차적응(jet lag)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며 “내가 계속 여행을 해왔고, 바로 도착 직후였다는 사실을 이해해달라”고 했다.
이에 대해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일본과 뉴질랜드 사이의 시차가 불과 3시간일 뿐이며 양국 직항편은 11시간 소요된다”고 친절한 설명을 곁들였다.
일본은 뉴질랜드에서 네번째로 큰 교역상대국이다. 연간 교역규모는 880억뉴질랜드달러(약 66조3700억원)에 달한다. 아던 총리는 일본에서 아베 신조 총리와 만나 무역, 관광 등에 대해 회담한 이후 미국 뉴욕으로 이동, 유엔(UN) 총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그는 뉴욕에 머무는 기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공식 첫 회담을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