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단독 주택에 살다 보면 매번 깎아야 하는 잔디와 무심한 듯 텃밭을 덮어버린 잡초들과 씨름하게 된다. 아이들이 어릴 때는 뛰노는 공간이 필요하여 정원이 있는 주택을 알아보지만, 아이들마저 다 커버리고 나면 큰 집보다는 관리가 편하고 깨끗하게 막 지어진 신식 아파트에 자꾸 눈이 간다.
또한, 젊은이들은 아파트가 단독주택보다는 값이 싸기 때문에 첫 주택으로 많이들 생각한다.
하지만, 아파트 구매는 단독 주택보다 알아봐야 할 것이 더 많다.
가장 먼저 염두에 둬야 할 점은 아파트에는 아파트 전체를 관리하는 바디콥(body corporate)이있다. 바디콥은 아파트 소유자 전체를 대변하고, 아파트 유지, 보수, 공용 시설 관리, 보험, 세금, 아파트 관리 규정 및 행정 업무를 담당한다. 아파트에 살면 관리비로 바티콥에 일정 비용을 지급해야 한다.
그리고 아파트 전반적인 분위기가 본인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는지 알아봐야 한다. 집주인이 많이 사는 아파트인지, 학생들이나 정부 주택 세입자들이 사는 곳인지도 확인해야 한다.
또한, 위치도 중요하기 때문에 학교나 상가, 교통 시설 등을 따져봐야 하며, 주변에 신축 공사가 어떻게 진행되며, 소음 및 조망권에 어떤 영향을 줄지 먼저 생각해야 한다.
시내가 아닌 다른 동네라면 아파트를 사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학군이나 교통의 요지이고, 주택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이라면 도전해볼 만 할 것이다.
아파트를 구매하기 전에, 바디콥의 연례 정기 총회(annual general meeting) 보고서를 꼼꼼히 읽어보고 누수와 같이 아파트 관리에 비용이 많이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 알아봐야 한다. 바디콥 소장에게 직접 아파트의 누수 문제가 있는지 확인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바디콥의 규정집에는 아파트 수리나 거주 규칙을 다룬다. 특히 애완동물을 키운다면 규정집을 확인해 봐야 할 것이다. 애완동물을 허용하는 아파트는 많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집 내부를 수리할 경우 가능한 범위와 공사 가능한 시간 등도 이 규정집에서 다룬다.
아파트는 누수 문제가 가장 큰 골칫거리이다. 오래된 아파트에 신축으로 데크나 추가 공사가 진행되었다면 누수 가능성이 있으므로 신중히 해야 한다.
누수 문제를 해결하고 준공필증을 새로 받은 아파트라면 10년간의 워런티를 보장받기 때문에 안심하고 구입해도 좋다.
외장이 깔끔하고 튼튼해 보인다고 누수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섣불리 판단하지 말아야 한다. 콘크리트 벽이나 알리미늄 클래딩도 누수 문제가 있을 수 있다. 그리고 한 번 누수 문제로 일부를 수리한 아파트라면, 다른 곳에도 똑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구매에 신중해야 금전적 손해를 입지 않을 것이다.
모든 바디콥은 법적으로 아파트 장기보수 계획(long-term maintenance plan)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보수 계획을 진행하지 않아도 법적 제재를 받지 않는다. 그러므로 바디콥이 장기보수 계획에 따라 아파트를 관리하고 있는지를 보면, 그 아파트의 미래 가치를 알아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지붕이나 엘리베이터처럼 목돈이 필요한 보수관리를 위해 자금을 따로 모으고 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일반 주택의 빌딩 인스펙션 리포트는 집의 구조적 문제점도 지적해주지만, 아파트는 내부적 결함만 조사하기 때문에 아파트 구조물에 관한 궁금증은 바디콥 소장에게 문의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