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클랜드 노숙자의 삶, 일본인 청년도 있어
오클랜드 카운슬이 얼마 전 오클랜드 지역의 노숙자들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에 나설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스터프는 9일 오클랜드 시내 노숙자들의 생활을 소개했다. 그 중에는 일본인 청년도 있어 눈길을 끈다.
다음은 기사 요지.
지난 5일 아침 20분 간격을 두고 퀸 스트리트에 있는 한 쓰레기통을 세 명의 남자가 뒤졌다. 모두 쓰레기 더미에 머리를 처박고 먹을 것을 찾고 있었다.
첫 번 째 남자는 낡은 배낭을 들고 있었지만 신발은 신지 않고 있었다. 그의 이름은 오드와이어로 가까운 횡단보도를 대각선으로 건너갔다. 그리고는 ASB 은행 옆에 털썩 주저앉았다.
오드와이어는 쓰레기통에서 주은 샌드위치를 공중으로 던졌고 샌드위치는 허공으로 치솟았다가 퀸 스트리트 길바닥에 떨어졌다.
거기에서 100미터쯤 떨어진 위쪽에는 버스 정류장 벤치 아래에 뚱뚱한 하늘색 ‘벌레’가 한 마리 있었다. 슬리핑 속에 들어간 사람이었다. 슬리핑 백 입구로 사람의 머리가 보였다. 버스 정류장 뒤편에 있는 사람은 나이가 더 들어 보이는 케빈이라는 노숙자로 한 학교 옆에서 2주전 합성 대마초를 피우며 소동을 벌인 사람이었다.
그리고 아래쪽으로 100미터쯤 떨어진 곳에는 맥도널드 옆 구석에 매트리스 한 장이 놓여 있고 두 여자가 그 위에 앉아 있었다. 한 여자는 노숙자라고 자신을 밝혔으나 한 여자는 집이 있으나 나돌아 다니는 것이 지금도 더 좋다고 말했다. 그들은 길 건너편에 있는 노숙자들에 시끄럽게 말을 던지기도 했다.
어느 쪽도 기자와 얘기하는 것은 좋아하지 않았으나 한 여자는 “어이, TK!”라고 소리를 질렀다. 일본인 청년 노숙자를 부르는 소리로 그녀는 그가 언제나 얘기하는 걸 좋아한다고 말했다.
TK. 다카야 미무부라는 그 남자가 미소를 보였다. 두 여자가 TK에게로 가는 사이 다른 여자 한 명이 매트리스가 있는 것으로 다가왔다. 그 여자는 바지를 내리더니 핑크색 직물 위에 쪼그려 앉았다. 소변을 보려는 게 확실해 보였다. 그녀는 우리가 TK에게로 가 있는 사이 뭐라고 크게 소리를 질렀다.
TK는 25세로 그의 부모는 일본에서 태어났다. 하지만 그는 오클랜드 노스쇼어 병원에서 태어났다. 그의 아시아인 풍모 때문에 행인들로부터 외국인이 뉴질랜드에서 구걸하는 것이라는 오해를 받기도 한다.
실제로 어떤 사람이 지나가다 “너희 나라로 돌아가서 노숙자 생활을 하라”는 말을 했다.
그러나 그는 키위 액센트로 “나는 아닙니다”라고 대답했다. 그는 조금은 새로운 형태의 노숙자처럼 보였다. 피부도 이상한 데가 별로 없었고 노심의 나이든 노숙자들의 얼굴에서 볼 수 있는 덥수룩한 수염도 없었다.
오히려 한쪽 팔에는 벚꽃과 욱일기 문신이 있었다. 그는 노숙자 생활을 한 지 4년 정도 됐다고 말했다. 남섬을 히치하이킹 하며 돌아다니다 골든베이 화장실에서 험한 일을 당한 뒤 최근에 오클랜드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그는 “한 1-2주 동안 화장실에서 잠을 자고 있었는데 거리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이 총을 들고 와서 ‘빵, 빵 쏘았다’”고 말했다.
그는 말을 하다 말고 딴 길로 새는 버릇이 있었다. 그러나 곧 다시 얘기로 돌아와 “그래서 나도 공격 무기 소지죄로 넬슨 법원에 가지 않으면 안 됐다”고 말했다. 그는 “그 무기는 2달러 숍에서 산 키위 깎는 칼”이라며 웃었다.
TK는 오클랜드로 돌아와 지금은 다른 사람들이 쓰다 남겨놓은 종이상자와 담요로 추위를 막아내고 있다.
그는 “모든 노숙자들은 ”자기 자리가 있다. 하지만 처음 차지한 사람이 그곳에서 잠을 잔다. 늦으면 자리는 없어진다“고 말했다.
매일 아침 잠에서 깰 때마다 그는 “마치 그곳이 내 통처럼 느껴진다. 산소가 있지만 꽉 낀듯한 느낌 같은 것이다. 길에서 기침도 많이 한다. 온도를 조절할 수 없기 때문에 아프기도 잘 한다”고 말했다.
TK는 발에 감염됐다. 발바닥에 검붉은 반점이 있다. 신발을 벗을 때 아프다. TK는 구걸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최근에 보습제와 양말을 구걸한 적은 있다. 아픈 발을 누그러뜨리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TK는 건강이 나쁜데도 늘 활기가 차 있다. 다른 노숙자들에게도 인기가 있다. 그는 다른 사람들은 ‘스트리티’라고 부른다. 우리가 얘기를 나누고 있는 잠깐 사이에도 지나가던 대여섯 명이 주먹을 부딪치며 인사를 나눴다.
그는 늘 단정하게 하려고 노력한다. 퀸 스트리트에 있는 한 카페 직원들과 친하게 지내 그곳 화장실에 가서 씻는다고 말했다.
TK는 담배를 자신이 피울 때보다 남에게 줄 때가 가장 행복하다. 그는 다른 사람들도 음식이나 돈을 다른 노숙자들에게 줄 때 그런 기분을 느끼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는 “다른 사람에게 좋은 일을 하면 기분이 좋아진다”고 말했다.
TK에 따르면 오클랜드 시내 거리 생활자들은 천사들이다. 예를 들어 분실한 전화기는 이들이 주워 주인이게 돌려줄 수 있다. 그는 그런 일이 지난 주말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이 주운 전화기로 어떤 여자가 전화를 걸어와 그 여자를 만나 돌려주었는데 40달러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인정받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길거리 사람들은 거리에 앉아 있기 때문에 그럴 수가 없다. 우리는 그래서 존중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나는 다른 사람들을 돕는 걸 좋아한다” 그는 덧붙였다.
TK는 자신의 어머니는 지금 일본에서 사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리고 아버지는 계모와 뉴질랜드 어디에선가 사는 데 월요일 마다 아버지에게 전화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버지는 내가 지금 있는 곳에서 떠나 일을 하기를 원한다”며 말끝을 흐렸다. 가족에 대해 말하는 것을 원치 않는 것으로 보였다. 자신이 노숙자가 된 이야기도 잘 하려 하지 않았다.
도로 한 복판으로 샌드위치를 던졌던 남자도 계속 웰즐리 스트리트 건너편 ASB 은행 밖에 앉아 있었다.
그는 잠시 양치질을 하고 있었다.
그는 더러워진 일회용 커피 컵에 양치질 거품을 뱉더니 자신을 오드와이어라고 소개했다. 그는 자신이 뉴욕 시장을 했던 사람의 먼 사촌이라는 사실에 우리들이 얼마나 관심을 갖고 있는지 알고 싶어 했다. 실제로 지난 1940년대 말에 윌리엄 오드와이어라는 사람이 뉴욕시장을 한 사실이 있었다.
오드와이어는 양치질 거품을 인도 위에 쏟고 다시 받았다. 그는 “누구나 단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왜 샌드위치를 던져버렸느냐고 묻자 비둘기에 주고 싶어서라고 대답했다. 그는 샌드위치에는 고기가 들어 있어서 수십 년 동안 채식주의자로 살아온 자신은 먹지 않는다고 했다. 버스들이 지나가면서 그 샌드위치를 깔아 납작하게 부서뜨려버렸다.
드와이어는 혹스베이에 있는 큰 목장에서 자랐다. 그리고 15세 때 학교를 그만 두고 나서 길거리 생활을 했다 말았다 했다. 그는 지금 52세로 발뒤꿈치에는 1cm 깊이의 갈라진 틈이 있고 실로 꿰맨 더러운 배낭이 하나 있다.
그는 자신의 일상을 ‘도서관에 가서 조사하고 퀸 스트리트에 앉아 조각 햇볕을 쪼이고 여기저기 다리 아래서 잠을 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무런 예고도 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도로로 가더니 납작하게 바닥에 달라붙은 샌드위치를 긁기 시작했다.
기자가 떠날 때 오드와이어는 자기가 준 먹이를 쪼다가 비둘기들이 차에 치여 죽버렸으면 좋겠다고 중얼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