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 지지율 최고치 기록…여성리더 역사 새로 쓰나
‘저신다매니아’(Jacindamania) 바람이 뉴질랜드는 물론 국제무대까지 휩쓸고 있다. 지난달 크라이스트처치 모스크 총기난사 사건의 말끔한 처리로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38·사진)가 국내외 호평은 물론 취임 이후 최고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것.
로이터통신의 15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호주 여론조사기관 콜마 브런턴의 최근 조사에서 아던 총리는 51%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는 총리 취임 이후 역대 최고의 지지율로 지난 2월과 비교해 7%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반면 아던 총리의 라이벌로 제1야당인 국민당을 이끌고 있는 사이먼 브리지스 대표의 지지율은 5%에 머물렀다. 정당 지지도에서도 아던 총리의 노동당은 지난 2월보다 3%포인트 오른 48%를 기록했다.
아던 정부는 지난 2017년 10월 집권 이래 경기 둔화 등 여러 과제에 직면해 왔다. 더구나 노동당의 최연소 대표라는 수식어와 DJ 활동 등 셀러브리티적 면모로 일부 국민들의 우려를 사기도 했다. 하지만 총기난사 사건 이후 재빠른 처리와 진정성 있는 애도로 국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특히 머리에 스카프를 두르고 무슬림 피해자 가족들을 위로하는 모습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확산돼 전세계 이슬람 교도들의 찬사를 받기도 했다.
크라이스트처치 총기난사 사건은 지난달 15일 호주의 인종차별주의자가 모스크 2곳에서 총기를 난사, 50여명의 무슬림이 숨진 사건. 아던 총리는 사건 직후 곧장 이를 테러로 규정하고 반자동·자동 소총의 판매를 즉각 중단시켰다. 지난 10일에는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총기 규제 법안이 통과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아던 총리를 국수주의 리더십에 대항하는 관용적 리더십의 전형이라고 평가했다. 갑작스럽게 총리에 오른 ‘벼락 총리’의 오명을 벗고 뉴질랜드의 진정한 ‘조타수’로 거듭난 셈. 벼락 총리라는 오명은 지난 2017년 총선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당시 보수 성향의 국민당 지지율이 45%까지 오르면서 재집권이 유력한 반면 노동당 지지율은 24%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에 앤드루 리틀 대표가 돌연 사임함에 따라 부대표였던 아던 의원이 당 대표직을 떠맡게 됐고, 이후 연정 구성을 통해 총리에까지 오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