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가격 급락…고금리 속 연초대비 10% 이상 하락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는 다른 침체 경고
뉴질랜드 전국 주택가격 평균이 2022년 한 해 동안 10% 이상 하락을 기록했다. 이 중 한국 교민들이 주로 거주하는 뉴질랜드 오클랜드시의 평균 주택가격은 2022년 평균 12.5%가 떨어지는 추세를 보였다. 특히 주거용 부동산의 경우 11월에만 전년 대비 13.7% 폭락하면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 하락 폭을 갱신했다.
뉴질랜드 헤럴드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뉴질랜드 전국 평균 주택가격이 예상보다 가파르게 하락하면서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주택가격이 일주일에 약 $3,200 이상 씩 떨어지면서 2022년 부동산 판매량은 2010년 이후 가장 낮은 약 6만7000채에 불과했다. 이는 지난 30년 동안 세 번째로 낮은 판매량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뉴질랜드의 주거용 부동산이 여전히 고평가된 상태라고 지적했다. 코어로직 경제연구소의 데이비슨 수석 부동산 연구원은 뉴질랜드 부동산 가격이 2021년 약 30% 증가했던 것을 고려했을 때 아직 추가 하락의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내년에도 약 10%의 가격하락이 예상되지만, 여전히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가격에 비해 10~15% 높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이 주택가격의 추가 하락을 점치는 가장 큰 이유는 가계 가처분소득 대비 거주용 부동산의 가격이 지나치게 높다는 데 있다. 뉴질랜드 주택 중앙값은 여전히 가계 가처분 소득 중앙값의 10배 이상에 달하는데, 이 비율을 평균으로 되돌리기 위해서는 주택 가격이 추가로 30% 하락해야 한다는 것이다.
뉴질랜드 중앙은행이 2023년에도 고금리를 유지할 예정인 것도 주택가격 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 뉴질랜드 중앙은행은 2021년 9월 이후 정책금리를 4% 인상하면서 2023년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7%로 2021년 대비 2배 이상 뛸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번 부동산 가격 하락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는 다르다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2008년 시장이 붕괴하기 전까지 부동산 시장은 점진적이고 지속 가능한 성장세를 보였지만, 지난 2년간 보여준 성장은 점진적이지도 지속 가능하지도 않았기 때문이라는 게 근거로 지적됐다.
피치 레이팅 경제연구소는 “금리상승과 생활비 증가로 가처분 소득이 줄면서 주택 수요는 2024년까지 약화할 것으로 보인다”며 “주택가격이 얼마나 하락할지 ‘상당한 불확실성’이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