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보답이 임금 1% 인상? 뉴질랜드 간호사 병원 나왔다
코로나19에 지칠대로 지친 뉴질랜드 간호사들이 9일 파업에 돌입했다. 간호사들이 병원을 떠나면서 긴급하지 않은 수술과 외래환자 진료는 모두 취소됐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뉴질랜드의 간호사 약 3만명이 정부와의 임금 협상이 좌초되자 하루동안 파업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뉴질랜드간호사협회는 주초 지방보건위원회가 제안한 임금 1.4% 인상안을 거부했다. 수도 오클랜드에서 임상 간호사로 일하는 다이앤 맥컬로치는 현지매체 뉴서브에 정부의 임금 인상안이 지난해부터 코로나19와 싸워온 간호사들에 대한 “모욕”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간호사들은 매일매일 그들이 직면하고 있는 똑같은 문제들에 대해 스트레스를 받고, 지치고, 진절머리가 나서 직장에 들어가는 것을 너무나 두려워한다”며 “대유행 기간 동안 간호사들은 자신의 생명을 위험에 빠뜨렸다. 그리고 이것이 우리가 받은 감사 인사”라고 했다.
간호사협회는 이번 협상에서 임금 17% 인상을 주장했다. 정부는 재정으로 감당할 수 없다며 난색을 표했고, 결렬된 협상은 초유의 파업으로 이어졌다. 이날 간호사들은 플래카드를 들고 거리를 행진하거나, 전국 공원과 병원 외곽에 모여 집회를 진행했다.
뉴질랜드 간호사들의 연봉은 인근 국가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뉴질랜드의 간호사들은 3년간 대학을 다닌 후 병원에서 일을 시작하는데 4만7000~5만4000뉴질랜드달러(약 3800만~4300만원) 가량의 초봉을 받는다. 10년차 간호사의 경우 평균 7만7000뉴질랜드달러(약 6200만원)의 연봉을 받는데, 이는 호주 간호사들의 연봉보다 약 2만뉴질랜드달러(약 1600만원) 적은 돈이다.
뉴질랜드 간호사들은 임금 상승과 함께, 만성적인 인력부족과 안전하지 못한 근무환경을 개선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간호사 맥컬로치는 “기술과 자격에 대한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더 많은 인력과 더 나은 급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줄리안 비야스 뉴질랜드 고용전문의료인협회의 대표는 뉴서브에 “간호사들은 돌봄서비스를 이어 붙이는 접착제”라며 “만약 그들이 파업중이라면, 여러분은 고쳐야할 큰 문제가 있다는 걸 확실히 알게 된다”고 했다.
이날 간호사들의 파업 집회가 이뤄지는 현장에 방문한 앤드류 리틀 보건부 장관은 집회 현장에 모인 시민들에게 야유를 받았다. 리틀 장관은 “여러분이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에 여기 있다는 것을 압니다. 나는 여러분의 이야기를 듣고 있고, 우리는 반대하지 않습니다”라고 했다. 그러자 현장에서는 “그럼 더 좋은 제안을 해달라”, “돈 좀 더 달라! 정당한 보수를 달라!”는 구호가 터져 나왔다. 일부 시민들은 “우리는 저신다를 원한다!”, “왜 그녀는 우리와 함께 서 있지 않는가”라고 외치며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를 호명하기도 했다. 저신다 아던 총리는 의료환경 개선과 불평등 해소를 공약하고 집권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