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이스트처치 테러범, 교도소서 인종차별 편지
지지자들에 폭력 요청 내용 보내 / 전문가 “백인우월주의자들 충동” / 뉴질랜드 당국 “유출 명백한 실수”
51명의 목숨을 앗아간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총격 테러 사건의 범인이 감옥에서 백인우월주의자들과 ‘혐오 편지’를 주고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1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뉴질랜드 정부는 지난 3월 남섬 최대 도시인 크라이스트처치의 이슬람사원(모스크) 2곳에서 테러를 일으킨 혐의로 오클랜드 파레모레모 감옥 내 최고 보안 감옥에 수감된 브렌턴 태런트(28)가 지난달 초 그의 지지자들에게 인종 간의 폭력을 요청하는 편지를 보낸 사실을 전날 인정했다. 전문가들은 이 편지가 전 세계 백인우월주의자들에게 “무기를 들라는 요청”(call to arms)로 읽힐 수 있다고 평가했다.
뉴질랜드에서는 죄수들이 우편물을 받지 말아야 할 정당한 이유가 없는 한 제한적으로 그들이 우편물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최악의 테러범에게도 이러한 권리가 그대로 주어졌다는 사실이 문제가 됐다. 켈빈 데이비스 교정 담당 장관은 태런트의 편지가 절대로 반출돼선 안 됐다면서 명백한 실수임을 인정했다.
문제가 더욱 커진 것은 이번주 태런트의 편지가 총격범들의 ‘확성기’가 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온 극우커뮤니티 ‘에잇챈’(8chan)에 게시되면서다. AP통신에 따르면 태런트가 교도소에서 작은 메모지에 연필로 쓴 6장 분량의 편지는 러시아의 ‘앨런’이라는 인물에게 태런트가 보내는 답장이라고 알려졌다. 이 편지는 태런트가 2015년 러시아를 여행했던 이야기로 시작하지만, 그의 인종차별주의에 영향을 주는 것에 대한 내용으로 방향을 홱 틀었다가 폭력에 대한 요구로 끝을 맺는다고 NYT는 전했다. 여기에는 “거대한 갈등”(great conflict)이 다가오리라는 경고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데이비스 장관은 이날 현지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번주 온라인에 올라온 편지는 태런트가 보내는 것을 허가받은 5통의 편지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외에 다른 두 통은 발송이 금지됐다. 데이비스 장관은 태런트가 전 세계로부터 “몇 묶음의”(a couple of dozen) 편지를 받았고, 일부는 그에게 전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교정 당국은 편지를 확인하기 위한 적절한 절차를 갖추기 전까지 태런트가 편지를 보내는 것을 금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