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 힙킨스 뉴질랜드 새 총리 오늘 취임
전격 사임을 발표한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의 후임으로 크리스 힙킨스(44) 경찰·교육 장관이 결정됐다.
뉴질랜드 41대 총리로 선출된 힙킨스는 25일(현지시간) 총리 선서를 할 예정이다. 오는 10월 14일 총선에서 다음 총리가 나올 때까지 뉴질랜드 총리직을 수행하게 된다.
뉴질랜드 집권당인 노동당은 지난 22일 전당대회를 열어 단독 후보로 출마한 힙킨스를 아던 총리를 대신할 당 대표로 선출했다. 전당대회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힙킨스는 “내 인생의 가장 큰 특권이자 책임을 맡게 됐다”라며 “눈앞에 놓인 도전에 힘이 나고 신이 난다”라고 말했다.
힙킨스는 2008년 처음 뉴질랜드 의회에 입성, 2020년 11월 첫 코로나19 대응 장관으로 임명돼 뉴질랜드의 팬데믹 대응 사령관으로 활약하면서 인기를 누렸다. 현재는 경찰 장관과 교육부 장관, 공공서비스 장관을 겸임하고 있다.
그는 지역구 사무실을 직접 수리할 만큼 손재주가 좋은 데다 코로나19 등 정부가 어려움에 부닥칠 때마다 구원 투수 역할을 하면서 ‘미스터 픽스잇'(잘 고치는 사람, 또는 해결사)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번에는 총리로 일하는 동시에 10개월도 남지 않은 차기 총선까지 노동당의 지지율 반등을 이끌어야 하는 임무를 맡게 됐다. 시민단체 납세자연합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아던 총리 사의 표명 이전 노동당 지지율은 31.7%로 뉴질랜드국민당(37.2%)보다 낮았다.
힙킨스는 자신이 어려운 시기에 총리를 맡게 됐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정부는 ‘빵과 버터’ 문제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일주일 동안 내각은 당장 필수적이지 않은 프로그램과 프로젝트를 찾아 통제하는 결정을 내릴 것”이라며 “대신 중저소득층과 어려운 중소기업들에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힙킨스는 또 카르멜 세풀로니 의원을 노동당 부대표이자 부총리로 지명했다. 세폴로니 의원은 사모아 이주노동자 집안 출신이다. 태평양 도서국계가 뉴질랜드 부총리에 오르는 것은 그가 처음이라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한편 전격 사임 의사를 밝힌 저신다 아던 총리는 인터넷에서 퍼진 악성 여론 때문에 사임하는 것이 아니냐는 일각의 추측을 반박했다. 24일 라디오 뉴질랜드 등에 따르면 아던 총리는 이날 차기 총리로 뽑힌 크리스 힙킨스와 함께 뉴질랜드 황가누이에서 열린 라타나 교회 기념행사에 참석했다. 이 행사는 아던이 총리로서 소화하는 마지막 공개 행사다.
아던 총리는 행사 후 기자들과 만나 자신이 총리직을 그만두는 이유에 대해 소셜미디어(SNS) 등 인터넷에서 퍼지는 악성 여론 때문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내가 떠나는 것에 여러 논평이 있었지만, 부정적인 여론 때문이라는 시각은 싫다”라고 말했다. 아던 총리는 25일 아침 사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