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 터너 주한 뉴질랜드 대사 “음악·영화 등 다방면서 韓과 협력 확대”
신임장 제정…필립 터너 주한 뉴질랜드 대사
“무역과 투자에 있어 다변화 추구를 목표로 한다. 한국과도 더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하고 싶다.”
필립 터너 주한 뉴질랜드 대사는 최근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며 뉴질랜드의 정책 목표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지난 4월부터 임기를 시작해 한국 생활 4개월 차를 맞이했다.
어느 정도 정책 구상을 마치고 본격적인 실행에 들어갈 시기다. 그는 “세계의 이목이 한국을 둘러싼 동아시아에 쏠려 있다”며 동아시아 지역이 세계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위치라고 강조했다. 터너 대사는 1986년 뉴질랜드 외교부에 입사해 13년 동안 외교관으로 활동했다. 하지만 1999년 그는 외교부를 떠나기로 결심했고 민간 시장으로 진출해 새로운 커리어를 쌓았다. 그는 “(외교부) 바깥세상이 궁금했다”며 “뉴질랜드 최대 낙농업 협동조합인 `폰테라`에서 다양한 직책을 맡아 18년간 일했다. 공공과 민간, 양쪽의 관점에서 비즈니스를 바라볼 수 있는 안목을 얻게 됐다”고 말했다.
어떻게 외교부로 다시 돌아오게 된 것이냐는 질문에 터너 대사는 “나 스스로도 놀랐다”며 웃음 지었다. 그는 “하지만 지난해 11월 주한 뉴질랜드 대사직을 제안 받았을 때 `한국보다 더 흥미로운 곳이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한국으로 가는 건 내게 엄청난 기회가 될 것임을 확신했다”고 말했다.
터너 대사는 임기 동안 한국과 뉴질랜드 관계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과 뉴질랜드는 2015년 자유무역협정(FTA)을 발효해 꾸준한 경제 교류를 이어가고 있으며, 국방·사회 분야에서도 중요한 유대 관계를 맺고 있다.
터너 대사는 특히 한국과 뉴질랜드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핵심 가치로 여기는 국가라는 점에서 큰 공통분모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계 곳곳에서 `국제질서`를 무너뜨리려는 시도가 나타나고 있다. 이는 큰 위험”이라며 “요즘 같은 혼란한 시대에 한국과의 협력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전했다.
뉴질랜드가 향후 무역 활동과 투자 유치에 다각화를 꾀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터너 대사는 “한국과는 더 장기적인 목표를 그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할 기회가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터너 대사는 영화와 음악 산업을 예로 들었다.
터너 대사는 “뉴질랜드는 피터 잭슨 감독의 `반지의 제왕` 등 다양한 대형 블록버스터가 만들어진 곳”이라며 “촬영부터 편집 등 실제 제작까지 모든 과정을 뉴질랜드에서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음악 산업은 뉴질랜드에서 이미 한국 힙합과 K팝이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어 비즈니스 기회가 많다고 터너 대사는 전했다. 그는 “대부분 `뉴질랜드` 하면 멋진 자연경관, 신선한 음식만 떠올리는데 첨단기술 등 신산업 분야에서도 매우 앞서 있는 나라”라며 “한국 사람들이 뉴질랜드의 새로운 모습을 많이 알게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터너 대사는 25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신임장을 제정했다. 그는 제정식 후 기자회견에서 “대한민국에서 뉴질랜드를 대표하게 돼 커다란 영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