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뉴질랜드·캐나다달러 하락…외우내환에 뒷걸음질
호주·뉴질랜드·캐나다달러 하락…외우내환에 뒷걸음질<FT>
호주와 뉴질랜드, 캐나다의 통화 가치가 내리막을 걷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낮은 변동성과 정치 리스크 완화, 세계 경제 성장세로 글로벌 외환 시장이 소강 국면에 접어든 것과 사뭇 다른 움직임이란 분석이다.
매체는 ‘오지’로 불리는 호주 달러와 ‘키위’라는 별칭이 붙은 뉴질랜드 달러, ‘루니’로 통용되는 캐나다 달러가 2분기 들어 하락하고 있다며 미국 달러 대비로 호주 달러가 3.5%, 뉴질랜드 달러와 캐나다 달러가 각각 2.3%와 2.8% 밀렸다고 전했다.
매체는 미국 달러의 강세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 아니라면서 4월에 2.4% 오른 엔화를 제외하곤 영국 파운드와 유로, 폴란드 즐로티, 체코 코루나, 덴마크 크로네 등 다수 국가의 화폐 가치가 최소 2% 올랐다고 강조했다.
국내 변수가 통화 가치 하락의 배경으로 지목됐다.
뉴질랜드 달러는 이날 1.5% 밀리며 1년여 만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는데 뉴질랜드 중앙은행이 금리를 동결하면서 비둘기파적인 입장을 내비친 영향을 받았다.
캐나다 달러는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가계 부채, 미국과의 무역 문제 등을 지적하며 캐나다 주요 은행의 신용등급을 강등한 영향으로 0.4%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달러권(dollar bloc)에 속하는 호주와 뉴질랜드, 캐나다의 통화 약세가 서로 어떤 영향을 주고받을지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몬트리올은행의 스티븐 갈로는 뉴질랜드 중앙은행이 기대처럼 매파 입장을 보이지 않은 것은 달러권 국가의 통화 가치에 하방 압력을 가하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RBC캐피털마켓츠의 애덤 콜은 캐나다 은행들의 신용 강등은 역외에도 영향을 미친다며 3개국 은행권의 구조가 유사한 것으로 시장이 간주하기 때문에 신용 강등의 여파가 확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매체는 거시 경제 변수도 달러권 국가의 화폐 가치에 하방 압력을 가했다고 판단했다.
상품 가격의 약세가 원자재 수출국인 이들 3개국의 경제 성장세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추정되는 데다 미국과의 금리 차이가 벌어져 통화 가치가 하락했다는 게 매체의 설명이다.
BNP파리바의 스티븐 세이웰은 중국의 유동성이 악화하고 있다면서 상품 가격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고 진단했다.
소시에테제네랄의 킷 저키스는 뉴질랜드 중앙은행이 정책을 동결하면서 비둘기파 성향을 드러낸 것은 대형 사건이라고 말했다.
라보뱅크의 제인 폴리는 뉴질랜드 중앙은행이 시장의 매파 기대를 이용해 키위 달러 하락을 유도한 것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