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파도’ 가시화… 美 사망 17만명 돌파·뉴질랜드 총선 연기
美 독감과 겹치면 의료 마비 예상… 휴가철 유럽 확산세도 심상찮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2차 파도’가 가시화되고 있다. 청정국이던 뉴질랜드는 코로나19 재확산에 총선을 연기했고, 미국의 사망자 수는 예상보다 더 빠르게 17만명을 돌파했다. 16일(현지시간) 세계보건기구(WHO)는 전날 기준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가 29만4000명으로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고 밝혔다.
CNN방송 등은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사망자가 17만명을 넘어섰다고 이날 보도했다. 워싱턴대 의대 보건계량분석연구소(IHME)가 예측한 시점보다 6주가량 빠른 속도다. IHME는 최근 미국의 코로나19 사망자가 17만명에 도달하는 시점을 10월 1일로 예측했다. 그러나 확산 속도가 빨라지면서 이 같은 예상이 빗나갔다.
CNN은 이달 들어 미국에서 코로나19 사망자는 매일 평균 1000명씩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다음달 5일까지 코로나19로 인한 미국 내 사망자가 18만9000명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에서는 코로나19 확산세와 독감 유행이 맞물려 피해가 급증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이날 보도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의료 시스템의 과부하가 걸린 상황에서 독감 환자까지 속출하면 의료체계가 마비될 수 있다는 것이다. CDC는 지난해 미국 내 독감으로 약 6만1000명이 사망하고 약 81만명이 입원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뉴질랜드는 다음달 19일로 예정됐던 총선을 4주 후인 10월 17일로 연기했다. 저신다 아던 총리는 17일 “정부의 분명한 우선순위는 코로나19를 통제하고 가능한 한 빨리 규제 조치들을 제거하는 것”이라면서 “총선 날짜를 다시 바꿀 생각은 현재로선 전혀 없다. 선거관리위원회는 경보 2단계 또는 3단계에서도 선거를 치를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100일 넘게 코로나19 청정국 타이틀을 유지했던 뉴질랜드에서는 지난 11일 4명의 확진자가 나왔고 지난 14일엔 12명, 15일엔 13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왔다. 뉴질랜드는 3단계 봉쇄령이 시행 중인 오클랜드와 2단계 봉쇄령이 내려진 나머지 지역의 활동 제한 기간을 이달 말까지 연장할 방침이다.
유럽의 확산세도 심상치 않다. 5월 이후 감소했던 확진자 수가 봉쇄조치 완화, 여름 휴가철 등과 맞물려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프랑스는 지난 15, 16일 연속 하루 신규 확진자가 3000명을 넘어섰다. 이는 지난 5월 봉쇄령 해제 이후 최대 규모다. 이탈리아도 15일 신규 확진자가 629명을 기록했다. 이탈리아에서 신규 확진자가 600명을 넘어선 것은 지난 5월 23일 이후 처음이다. 아일랜드에서도 하루 신규 확진자가 5월 이후 3개월 만에 이날 200명대를 기록했다.
유럽에서 2차 파도 위기감이 커지면서 마스크 착용 의무화 및 이동 제한 조치도 다시 강화되는 추세다. 프랑스는 직장 내에서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토록 했고, 덴마크는 오는 22일부터 전국에서 대중교통 이용 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국제통계 사이트 월드오미터 집계 결과 이날까지 국가별 누적 확진자는 미국이 553만1000여명으로 가장 많고 브라질 331만7000여명, 인도 259만4000여명, 러시아 92만2000여명, 남아프리카공화국 58만3000여명 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