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만 인기 유튜버로 변신한 뉴질랜드 변호사 김채영씨
효도르 좋아해 ‘차도르’로 유튜브 이름 지어
크라이스트처치한인회 부회장, 월드옥타 크라이스트처치 차세대 부대표로도 활동
코로나19는 우리 생활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거리에서 인파는 찾아보기 힘들고, 가족과 함께 집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이 늘어났다. 호주와 뉴질랜드 정부는 강력한 규제를 통해 코로나19의 확산방지를 노력하고 있다. 자신들의 안전을 위해 호주와 뉴질랜드 사람들은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며 집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집에서 지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TV, 넷플릭스, 유튜브 시청시간이 자연스럽게 늘어났다. 유튜브에서 격투기를 테마로 신성같이 떠오르고 있는 유튜브 채널 ‘차도르’를 접할 수 있었다. 유튜브 ‘차도르’의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뉴질랜드에서 한류전파에 앞장서고 있는 김채영(Chai Kim) 씨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 현재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변호사로 종사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맞습니다. 대학을 졸업한 후에는 현지 로펌에서 상법 전문변호사로 일을 했습니다. 현재는 CF Media Ltd라는 회사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으며, 주 업무로는 유튜브 채널 ‘차도르’의 운영과 관리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또 ‘차도르’의 크리에이터로 CJ ENM이 운영하는 유튜버 전문 기획사(MCN) 다이아TV에 소속되어 활동하고 있습니다.”
– 현재 구독자 수가 31만2천명을 넘은 것으로 안다. 유튜브 채널 차도르를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제가 대학생이었던 2009년에 유튜브가 본격적으로 많은 관심을 받으며, 떠오르기 시작했습니다. 학생 때부터 영상과 음악에 평소에 관심이 있어서 재미 삼아 유튜브 영상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당시에는 게임, 브이로그, 음악 등 장르에 한정되지 않고 다양한 영상을 올렸습니다. 격투기 관련 영상을 올렸었는데 예상외로 반응이 상당히 좋았습니다. 이때부터 격투기를 테마로 전문 채널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채널을 시작한 지 1년 반만인 2019년 초부터 대중의 많은 관심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2019년 중순까지 변호사와 유튜버 생활을 병행했지만, 결국 채널의 규모가 너무 커져 둘 중 하나는 포기해야 하는 순간이 왔습니다. 가족들의 필사적인 반대에도 불구하고 제 꿈을 이루기 위해 다니고 있던 로펌을 그만두게 됐습니다. 이후, CF Media Ltd의 대표이사로 회사 운영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 유튜브 채널 이름인 차도르를 어떻게 짓게 됐는지?
“제가 가장 좋아하는 격투기 선수가 효도르입니다. 제가 차분한 목소리 톤을 가지고 있어 ‘차분한 효도르’라는 이름으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활동 중에 채널명이 너무 길다고 판단되어 채널명을 줄이는 과정에서 지금의 채널명인 ‘차도르’가 탄생하게 됐습니다. 초기에는 영상을 취미로 편한 마음을 가지고 채널에 올렸습니다. 때론 1주일에 한 번씩 하기도 하고, 몇 달 동안 쉬다가 했을 정도로 불규칙하게 영상을 올렸습니다. 하지만 전체 조회 수가 2억 뷰를 넘긴 현재는 사명감을 갖고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제가 좋아하는 스포츠인 격투기의 대중화에 일조하고 싶습니다. 현재 저희 차도르 채널은 한국의 격투기 종목이 성장할 수 있도록 여러 단체와 선수를 후원하고 있습니다. 국내외 총 14개 격투기 단체와 협약을 맺고 후원하고 있습니다.”
– 유튜브 채널 ‘차도르’는 어떤 콘텐츠를 주로 다루나?
“차도르 채널은 크게 세 분야로 제작되고 있습니다. 유명한 격투기 선수 혹은 무술인에 대한 미니 다큐멘터리, 격투기 경기 중계와 격투기 경기의 분석입니다. 차도르 채널에는 매일 격투기 영상이 업데이트되고 있습니다. 이 밖에 UFC 게임 방송, 인터뷰 혹은 격투기 뉴스 등 상황에 따른 단발성 이슈를 깊이 있고 전문적인 관점에서 다양한 방향성으로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영상 대본 작성 및 나레이션 녹음은 제가 담당하고 있습니다. 대본과 음성 파일이 제작되면 편집팀이 영상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완성된 영상을 채널에 업로드하고 있습니다.”
최고의 경기상을 시상하는 ‘차도르’ 김채영 대표
– 콘텐츠 영상을 촬영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가장 최근에 저희 채널에서 진행한 스페셜 매치인 ‘65KG 종합격투기 케빈 박 선수 VS 100 KG 극진공수도 뚝배기 사범’ 스파링 매치를 꼽고 싶습니다. 이 경기는 저희 채널이 진행한 가장 큰 규모의 행사였습니다. 생방송 실시간 시청자 수가 1,300명을 넘길 만큼 화제가 된 경기였습니다. 당일 현장에서 진행된 생방송 중계도 너무 재미있었고, 준비하면서도 굉장히 즐거웠던 기억이 남네요. 스파링 매치 당일에는 여러 격투기 선수들과 유명 유튜버들도 함께해 그 재미가 배가 됐던 것 같습니다.”
– 뉴질랜드 현지의 한류는 어느 단계에 있다고 생각하는지?
“K-Pop에 관심 있는 사람이 꽤 많습니다. 싸이의 <강남스타일> 이후로 K-Pop이 현지 라디오에 종종 나오기 시작했죠. 특히 방탄소년단(BTS)이 뜨기 시작하면서, K-Pop에 대한 관심과 사랑도 그만큼 커지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영화 <기생충>을 본 친구보다 안 본 친구를 찾는 것이 더 힘들 정도입니다.”
– 코로나19 여파로 문화, 예술산업에 타격이 큰 것으로 알고 있는데.
“뉴질랜드는 바이러스가 퍼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전국이 4주 록다운 체제에 돌입했습니다. 이제 마지막 1주를 남겨 놓은 상황이나 록다운이 풀린다고 바로 모든 것이 예전처럼 돌아가는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사회적 거리 두기(Social Distancing)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이고, 극장, 헬스장 혹은 공연장과 같이 많은 인파가 한 번에 모이는 활동이나 장소를 대상으로 장기적으로도 제재가 이어질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한국의 코로나19에 대한 수준 높은 방역에 대해 전 세계가 놀란 것처럼 뉴질랜드 국민의 반응도 매우 긍정적입니다. 해외에 거주하는 한인으로서 대한민국에 대한 자부심을 느낍니다.”
–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출신으로 알고 있는데.
“1996년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에 이민을 왔고, 초등학교부터 로스쿨까지 크라이스트처치에서 졸업했습니다. 현지 한인 커뮤니티 라디오 방송을 비롯해 다양한 활동을 해왔으며, 현재는 크라이스트처치 한인회부회장이자 월드옥타(세계한인무역인협회) 크라이스트처치지회 차세대 부대표를 맡고 있습니다.”
– 차도르가 유튜버 활동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것이 있다면?
“격투기 대중화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복싱이나 K-1이 한 시대를 풍미했던 것처럼, 조만간 격투 스포츠가 다시 한번 가족들이 TV 앞에 모여 함께 시청하는 대중 스포츠로 자리 잡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일본 입식격투기대회 RISE 미들급 챔피언인 이성현 선수가 대표적인 경우인데요, 한국보다 외국에서 더 유명한 한국 격투기 스타들이 꽤 있습니다. 외국에서 어마어마한 전적을 올리며 우리나라를 빛내고 있는데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아 개인적으로 매우 아쉽다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 더 많은 분이 격투기에 관심을 주시고 사랑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