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만 달러 뮤지컬, “객석이 텅텅 비었네”
뉴질랜드에서 가장 돈을 많이 들인 극장 공연작품 중 하나가 관객들의 외면으로 울상이다.
뉴질랜드헤럴드는 15일 6주전 오클랜드 스카이시티 극장에서 막 올린 뮤지컬 ‘시티 오브 100 러버즈’가 현재 객석의 90%가 비어 있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작비 800만 달러가 들어갔을 뿐 아니라 추가 비용이 계속 발생하고 있는 이 작품은 9개월 공연계획으로 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스카이시티 극장의 객석은 800석 규모다.
헤럴드는 이번 주 초 무대에 불이 들어오고 26명의 캐스트들이 커튼콜을 위해 무대 중앙으로 나왔을 때 객석의 90% 이상이 텅텅 비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관객은 단 70여명으로 스카이시티에서 준 공짜 티켓으로 온 사람들이 대부분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뮤지컬에 대한 비평조차 거의 찾아볼 수 없으며 설령 있다고 해도 통렬한 내용이 대부분이다.
평론가 제임스 웬리는 많은 돈을 들였지만 스펙터클한 장면도 감동적이지 않았고 판에 박힌 국가주의는 영혼 없는 애국 쇼 같은 느낌을 주었다고 말했다.
뮤지컬 제작사 홍보 창구를 맡고 있는 홍보회사 캠벨+사는 뮤지컬을 무대에 올려 44번 공연하는 동안에 6천386명의 관객이 찾았다며 이는 일회 공연에 평균 145명이 입장했다는 걸 의미한다고 밝혔다.
캠벨+사는 보도 자료를 통해 “평균적인 입장권 판매는 부진하지만 장기적인 전략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보도 자료는 제작사가 지금까지 투자한 돈은 880만 달러로 지난 10월 공연을 시작한 이후 800만 달러 제작비와 추가 경비 80만 달러가 들어갔다며 하지만 돈은 문제가 안 된다고 밝혔다.
보도 자료는 뮤지컬을 계속 수정하면서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제작사가 1천200만 달러까지도 투자한다는 계획이라고 밝혔다.
제작사는 미션베이에 사는 중국 출신 지홍 루(54)가 소유하고 있는 템플러 그룹에 속한 템플러투어리즘매니지먼트사다.
루는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으로 오클랜드 브리토마트와 도심 재개발계획을 추진하다 파산한 전력이 있다.
중국 중부 우한에서 태어난 그는 학생 때 피아니스트로 이름을 날렸으며 지난 1985년 뉴질랜드로 유학을 와 오클랜드대학과 빅토리아대학에서 음악을 공부했다.
그가 뉴질랜드에서 대중에게 알려진 건 지난 1990년대 말 야심차기는 하지만 비현실적인 수십억 달러 브리토마트 재개발계획을 들고 나오면서부터다.
그는 부둣가에 고층 빌딩 십여 개를 짓는다는 구상까지 내놓았다.
하지만 60억 달러가 들어가는 계획은 2000년 오클랜드고등법원에서 300만 달러의 부채 때문에 그가 파산선고를 받으면서 싱겁게 막을 내렸다.
그는 2009년 상하이에서 불법적인 사업거래 혐의로 당국에 체포돼 법정에 넘겨지기도 했다.
루는 파산한 이후 십여 년 동안 뉴질랜드에서 조용하고 살아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질랜드 투데이 nztoday@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