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Z 럭비팀 ‘크루세이더스’ 논란 끝에 결국 이름 변경하기로…
![]() ▲ 십자군 퍼포먼스 없애기로 한 크루세이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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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럭비 구단 크루세이더스(Crusaders)가 크라이스트처치 테러 사건으로 더 이상 현재의 이름을 유지하는 것은 어렵다고 보고 구단명을 변경하겠다고 밝혔다.
크라이스트처치에 기반을 둔 럭비팀 크루세이더스는 지난 수요일, 독립 조사 기관인 리서치 퍼스트(Research First)를 통해 명칭 변경에 필요한 조사 및 자문 과정을 거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크루세이더스 구단장을 맡고 있는 콜린 맨스브릿지(Colin Mansbridge)는 총격 사건은 크라이스트처치 지역 사회를 뒤흔든 사건인 만큼 그 중대성을 인식하여 구단명 변경이 옳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최근 크라이스트처치 무슬림 총격 사건 후, 십자군이라는 뜻의 크루세이더스가 무슬림들에게 공격적인 이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구단명 변경이 논의되기 시작했다.
십자군 전쟁은 11세기 초부터 서유럽의 그리스도교도들이 지중해 지역의 이슬람교도(무슬림)들과 벌인 원정이다. 그리고 이 전쟁에 참여한 군사를 십자군(크루세이더스)이라 부른다.
크루세이더스라는 구단명은 1996년 수퍼 럭비 대회 출범 당시, 영국 이주민들의 영향이 큰 크라이스트처치를 대표하는 팀에 영국 중세시대 이미지를 더하기 위해 지어진 이름이다. 지난 23년 동안 크루세이더스는 말을 탄 십자군 기사(knights) 퍼포먼스와 함께 칼과 방패를 상징으로 마케팅을 펼쳐왔다.
뉴질랜드 럭비연합 대표 스티브 츄(Steve Tew)는 “크라이스트처치 사건으로 인해 구단이 사용하는 크루세이더스라는 이름과 이미지가 기독교인과 무슬림 간에 벌어진 십자군 전쟁을 연상시켜 무슬림인들에게 불쾌감을 유발할 수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맨스브릿지 구단장은 “그동안 팀이 크라이스트처치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 최근 여러 차례 비극적인 일을 겪은 크라이스트처치에 크루세이더스가 활력을 불어넣고 시민들의 사기를 증진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수차례의 우승을 통해 크루세이더스는 시민들에게 긍정적인 이름으로 비춰졌다.”고 설명했다.
새 명칭은 충분한 의견 수렴 과정과 관계자 및 전문가 검증을 거친 뒤 추천될 예정이다. 2019년 시즌에 의견을 접수하여 구단과 NZ 럭비 이사회가 최종 결정하게 된다.
현재 “크루세이더스”라는 이름은 그대로 두고 로고와 브랜드 이미지만 변경하는 것과, 이름과 로고, 이미지를 모두 변경하는 것, 두 가지 옵션이 고려되고 있다.
맨스브릿지 구단장은 “꼼꼼하고 체계적인 절차로 인해 시일이 걸리기 때문에, 2020년 시즌부터 새로운 구단 마케팅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크루세이더스는 세계 최고의 명성을 지닌 프로 럭비 구단으로, 유럽 무대까지 장악한 올블랙스의 리치 맥코(Richie McCaw)와 댄 카터(Dan Carter) 등 세계적인 럭비 선수들이 크루세이더스 출신이다.
원본 기사: NewstalkZB
https://www.newstalkzb.co.nz/news/sport/nz-rugby-crusaders-name-change-likely-before-2020-seas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