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 개방’ 뉴질랜드 “1년간 5만명 출국…노동력 감소도 우려”
뉴질랜드 정부는 코로나19로 닫혔던 국경이 다시 열리기 시작하면서 앞으로 1년 동안 일자리를 찾거나 해외 경험을 쌓기 위해 출국하는 뉴질랜드인들이 5만여 명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고 뉴질랜드 헤럴드가 12일 보도했다.
헤럴드는 기업혁신고용부(MBIE)가 지난 2월 크리스 파아포이 이민 장관에게 이같이 보고했다며 1년 동안 많으면 12만5천 명까지 출국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그보다는 적은 5만 명 정도 되지 않을까 어림짐작하고 있다고 전했다.
헤럴드는 그러나 코로나19 기간에 해외 경험을 위해 외국으로 빠져나가지 못한 젊은이들이 12만 명 정도 되는 만큼 전통적인 해외 경험(OE) 수요가 대규모 출국으로 이어질 경우 그 숫자는 많이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기업혁신고용부는 자료에서 그동안 외국으로 나가지 못했던 해외 이주자들이 한꺼번에 출국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면서 코로나19로 해외에 발이 묶이는 상황에 대한 우려가 수요를 누그러뜨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자료는 임금이 높은 호주 등 다른 나라들이 뉴질랜드 노동자들을 다시 찾게 될 것으로 보이지만 뉴질랜드의 튼튼한 노동 시장이 사람들을 잡아두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견해도 밝혔다.
자료는 해외 이주 위험의 상한선은 전체 인구의 2.5% 선이라며 이는 1년 동안에 걸쳐 노동 연령 인구 10만 명 등 12만5천여 명이 뉴질랜드를 떠나게 된다는 뜻한다고 밝혔다.
자료는 “뉴질랜드 시민이 해외로 이주함으로써 나타나는 노동력 손실의 직접적인 위험은 상당히 크지만 다른 통로의 노동력 공급을 통해 어느 정도까지는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액트당의 데이비드 시모 대표는 뉴질랜드의 높은 생계비와 임금 격차 때문에 사람들을 붙잡아두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임대료와 주택담보 대출 금리, 식품비 등이 모두 오르고 있지만, 임금은 오르지 않고 있다”며 노동당 정부는 젊은이들에게 매력적인 나라를 만들기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느냐고 비판했다.
저신다 아던 총리는 국회 발언에서 많은 뉴질랜드인이 어느 해에나 나라를 떠나고 돌아오는 일은 늘 있었다며 앞으로 몇 년 동안 입국 이주자에서 출국 이주자를 뺀 순 이민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파아포이 장관도 뉴질랜드인들은 늘 해외여행을 많이 한다며 국경 개방은 더 많은 사람이 쉽게 고국으로 돌아올 수 있게 됐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뉴질랜드는 여전히 해외 이주자들이 오고 싶어 하는 매력적인 곳이라며 새로운 비자 처리로 최소한 중간 임금을 받는 기술 이민자들은 이주가 더 쉬워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뉴질랜드는 13일부터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호주인들에게 격리 없이 입국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등 지난 2년여 동안 굳게 닫았던 국경을 단계적으로 개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