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게이’ 부총리 “동성애자 사회 모범이 되겠다”
새로 출범한 뉴질랜드 노동당 정부의 그랜트 로버트슨 부총리 겸 재무장관이 동성애자 사회의 모범이 될 수 있도록 성실히 직책을 수행할 것이라고 3일 밝혔다.
동성애자인 로버트슨 부총리는 이날 라디오뉴질랜드방송 프로그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맡은 바 직무를 잘 수행하는 것”이라며 “그와 동시에 동성애자 사회의 젊은이들이 앞으로 나가는데 성적 취향이 장애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중요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질랜드는 전체 국회의원 120명 중 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트랜스젠더 등 성 소수자(LGBTQ) 의원이 12명으로 전 세계 국회에서 그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5선의 로버트슨 부총리는 게이 럭비팀에서 만난 남성과 사귀어오다 지난 2009년 시민결합예식을 올렸으며 2008년 국회의원에 당선돼 첫 등원했을 때도 연설을 통해 자신이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밝힌 것으로 유명하다.
로버트슨 부총리는 이날 방송에서 자신의 부총리 발탁을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직무를 성실히 수행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총리를 보좌하면서 총리가 자리를 비울 때 총리를 대행하고 각 부처의 업무를 조정하는 역할도 해야 한다며 “총리가 특별히 그런 일을 잘해 달라고 요청한 만큼 총선 공약들이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지 잘 챙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부총리와 재무장관 외에도 기반시설장관, 경마장관, 스포츠레크리에이션장관도 겸임해 이날 오후 호주 멜버른에서 열리는 멜버른 컵 경마대회 마권도 구매했다.
지난달 중순 총선에서 대승한 노동당의 저신다 아던 총리는 전날 내각 구성을 마무리하고 부총리 등 각료 명단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