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도피 용인 가족살해범 내달초 국내송환 가능"

▲  뉴질랜드 현지 매체가 보도한 용인 일가족 살해 피의자 김모씨(33).

친모와 이부(異父동생, 계부를 연이어 살해한 뒤 뉴질랜드로 도피했다가 현지 경찰에 붙잡혀 구속된 ‘용인 가족살해’ 사건 범인이 이르면 내달 초순께 국내로 송환될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는 존속살해 및 살인 등 혐의를 받고 있는 김모씨(33)에 대한 국내 송환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20일 밝혔다.

법무부 관계자는 “김씨가 뉴질랜드 사법당국에 구속된 이후 임시 범죄인인도청구서를 보냈고 현지 범죄인 인도 업무 담당자와 세부적인 조율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조율’은 뉴질랜드 법률에 따른 범죄인인도 형식과 절차 등을 맞추는 과정으로 보면 된다”며 “뉴질랜드 사법당국과 김씨 송환을 위한 문서를 수차례 주고받았다”고 덧붙였다.

법무부는 앞서 김씨가 지난달 29일 현지 경찰에 절도혐의로 체포되자 긴급인도구속 청구에 나섰고 뉴질랜드 오클랜드 노스쇼어 법원은 우리의 청구를 받아들여 지난 1일 김씨를 구속했다.

김씨는 2015년 뉴질랜드의 한 임대주택에 머무를 당시 4000여 뉴질랜드 달러(300만원 상당) 가전제품을 훔친 혐의로 체포됐고 법무부는 김씨가 석방될 것을 우려해 긴급인도구속 청구를 했다.

긴급인도구속은 범죄인인도법에 따라 범죄인인도 심사 전까지 사건 피의자를 구금해 줄 것을 해당 국가의 사법당국에 요청하는 것으로 45일간 구속이 가능하다.

우리나라와 뉴질랜드는 1년 이상 징역에 처할 수 있는 범죄를 저지르고 달아난 범죄인에 대한 인도를 요청할 수 있는 범죄인인도 조약을 맺고 있다.

법무부 관계자는 “뉴질랜드 사법당국이 범죄인인도를 위한 형식적인 요소들을 갖춰달라는 주문을 하고 있는 만큼 송환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구속기간이 12월 중순까지인 만큼 그 이전 김씨 송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용인 일가족 살해범 아내 정 모씨.

김씨는 지난달 21일 오후 2~5시께 용인시 친모 A씨(54) 아파트에서 A씨와 이부동생 C군(14)을 살해하고, 같은 날 오후 8시께 강원도 평창의 한 도로변 졸음쉼터에서 계부 B씨(56)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범행 이틀 뒤인 같은 달 23일 오후 5시께 인천공항에서 뉴질랜드 오클랜드행 비행기를 이용해 아내 정모씨(32)와 두 딸(2살·7개월)을 데리고 출국했다.

아내 정씨는 이달 1일 자진 귀국했고 경찰은 열흘간의 수사를 통해 김씨와 정씨가 공모해 범행한 것으로 결론내고 지난 10일 구속기소했다.

경찰은 김씨 부부가 6000여만원 상당 빚이 있었던 데다 출국 전 친모 계좌 2곳에서 1억 1800만원 상당을 인출한 점에서 이들이 금품을 노리고 범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씨가 송환되면 보다 자세한 범행 동기와 경위 등이 확인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