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동해안, 규모9 지진나면 12m 쓰나미로 폐허될 수도”
최악의 경우 웰링턴에서만 3350명 사망·130억 달러 재산피해 발생 가능
‘불의 고리’라 불리는 환태평양조산대에 속한 뉴질랜드 동쪽 바다에서 규모9의 지진이 발생할 경우, 뉴질랜드 동해안에 거대 쓰나미가 덮쳐 폐허가 될 수도 있다는 시뮬레이션 결과가 나왔다.
뉴질랜드 언론의 6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 지구물리학자 스티븐 워드 연구원은 뉴질랜드 동해안 히쿠랑이(Hikurangi) 섭입대에서 규모 9의 지진이 발생한 상황을 가정한 비디오 시뮬레이션 결과를 공개했다.
시뮬레이션 결과 이런 거대 지진이 발생할 경우 TNT 3.6 메가톤의 위력에 해당하는 쓰나미가 10분 만에 뉴질랜드 동해안에 도달할 수 있었다.
시뮬레이션 결과 이곳에서 규모 9의 지진이 발생할 경우, 한 시간 내로 최고 12m의 파도가 뉴질랜드 동해안을 강타할 수 잇는 것으로 나타났다. |
워드 연구원은 이 경우 한 시간 내로 파고 5~12m의 파도가 뉴질랜드 동해안 전역을 강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히쿠랑이 섭입대는 세계의 학자들이 관심을 갖고 연구 중인 지역 중 하나다. 이곳은 뉴질랜드에서 가장 큰 지진과 쓰나미 피해를 야기할 가능성이 큰 지역으로 꼽히고 있다.
섭입대는 지각판과 판이 충돌하면서 한 판이 다른 판 밑으로 들어간 지역을 뜻하며, 이러한 지형에서는 지진활동이 빈번하게 일어난다.
워드 연구원은 많은 이들이 알래스카, 일본, 남미 등에 비해 뉴질랜드가 쓰나미 위험이 적다고 오해하고 있다면서, 뉴질랜드는 매년 4cm씩 이동하는 호주판과 태평양판 경계선에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될 것이라 밝혔다.
또 그는 단층의 남쪽 대부분이 육지에 들어 있으며, 지진이 발생해도 쓰나미 위험을 야기하지 않으나 북쪽의 경우 바다로 들어가 충상 단층의 형태를 이루고 있어 쓰나미 위험이 크다고 강조했다.
비디오 시뮬레이션에서는 지진 발생 후 파도가 바닷속 융기지역에서 만들어져, 절반은 육지 쪽으로 이동하고 나머지 절반은 바다쪽에서 이동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후 한 시간 이내에 거대한 파도가 북섬 동해안 전 지역과 남섬 일부 지역 해안을 강타했다.
한 방송은 앞서 공개된 연구결과를 토대로 규모 8.9의 지진이 뉴질랜드 동해안에서 발생할 경우 사망 3350명, 부상 7000명에 달하는 인명피해와 함께 130억 달러의 재산피해도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워드 연구원은 남섬 크라이스트처치의 피해가 가장 심할 것이라 분석했다. 그는 “크라이스트처치 인근 뱅크스 반도가 쓰나미를 끌어당기는 자석 역할을 한다”면서 “그리고 쓰나미가 거기서 다시 증폭된다”고 말했다.
한 방송은 지난 2013년 공개된 연구결과를 인용해 히쿠랑이 섭입대에서 규모 8.9의 지진이 발생할 경우 최악은 수도인 웰링턴에서만 사망 3350명, 부상 7000명의 인명피해와 함께 130억 달러(약 10조1176억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나왔다면서, 조만간 그런 규모의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방송은 지진활동 모델로 볼 때 규모 8.1~8.3 사이의 거대 지진은 500년 내지 1000년 주기로 일어나고 있다고 설명하고, 뉴질랜드에서 그런 지진이 마지막으로 일어난 것이 520년에서 470년 전이고, 880년에서 800년 전에도 그런 규모의 지진이 발생한 적 있었다고 덧붙였다.
섭입대에서 발생한 거대지진은 지난 2011년 1만 6000여 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던 일본 토호쿠 지진과 쓰나미, 지난 2004년 12월 26일 28만여 명의 인명피해를 냈던 인도양 지진과 쓰나미 등이 대표적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