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성정체성 바꾸는 ‘전환 치료’ 금지법 추진
법무장관 “정신적 고통 심각”…미성년자 대상 시 최고 징역 3년
뉴질랜드가 성 소수자 등을 대상으로 성 정체성이나 성적 지향을 바꾸려 하는 ‘전환 치료’를 금지하는 법안을 추진한다.
지난 7월 30일 헤럴드지에 따르면 뉴질랜드 정부는 성적 지향이나 정체성, 성 표현을 바꾸려는 행위에 대해 최고 5년 징역형을 선고할 수 있는 법안을 공개했다.
‘전환 치료’는 성 소수자들의 정체성이나 성적 표현 등을 강제로 바꾸려 하는 것으로, 종교적 집단들이 자주 행해 왔다.
법안에 따르면 18세 미만이거나 의사결정능력이 미약한 이들을 대상으로 한 전환 치료에 대해서는 최대 징역 3년을 선고할 수 있다. 또 연령과 관계없이 ‘심각한 피해’를 입힌 경우에는 최대 징역 5년 형까지 선고된다.
크리스 파포이 법무장관은 이날 “전환치료를 경험한 사람들은 지속적인 정신적 고통, 우울증, 수치, 낙인, 심지어는 극단적 선택 생각 이야기도 꺼낸다”며 “국내외 보건 전문가, 종교지도자 및 인권 운동가들이 이러한 관행이 성 소수자 공동체에 대한 편견과 차별, 학대를 영속시킬 가능성이 있다며 목소리를 높여왔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또 “이러한 관행은 누군가의 성적 지향이나 성적 정체성, 성적 표현이 고장 났으며 고쳐져야 한다는 잘못된 믿음에 근거하고 있다”며 “현대 뉴질랜드에서 설 자리는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파포이 법무장관은 이번 법안이 성에 대한 종교적 신념이나 원칙을 일반적으로 표현하는 것까지 대상으로 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전환 치료는 영국이나 미국 내 많은 주 등을 포함한 세계 곳곳에서 합법이다.
미국심리학회(APA) 등 보건계는 전환 치료가 성적지향과 성 정체성을 바꾸는 데 성공적이라는 증거가 없다는 결론을 내려왔다.
현재 뉴질랜드 의회는 집권 노동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한 만큼 법안이 통과될 가능성은 높다고 헤럴드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