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의사·변호사, 빈곤층에겐 하늘의 별
뉴질랜드에서 의사나 변호사, 엔지니어 등 보수가 좋은 전문인이 되는 대학 엘리트 코스에 들어가는 빈곤층 학생들은 전체의 단 1%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뉴질랜드헤럴드는 15일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난 사람은 부자가 되기도 어렵다며 대학 엘리트 코스에 입학하는 100명 중 단 1명만이 빈곤층 출신이라고 밝혔다.
한 대학의 경우 지난 5년 동안 엔지니어링 프로그램에 입학한 2천명이 넘는 학생들 가운데 사회경제적 수준을 타나내는 데실이 1부터 10 중 가장 낮은 단계인 1인 학생은 단 1명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법학과 의학계 입학률은 더 심한 편이다. 가난한 집안 출신은 매년 손꼽을 수 있을 정도다.
사회 일각에서는 그런 수치를 보면 교육이 더 이상 사회 불평등을 해소하는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비판한다.
빈부격차가 너무 커 교육이 신분상승의 기회가 될 수 없다는 얘기인 셈이다.
뉴질랜드는 평등주의에 입각한 사회로 출발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 중에서 8번째 불평등 사회가 됐다는 게 경제학자 브라이언 이스턴의 진단이다. 영국보다 상황이 더 나쁘다는 것이다.
부자와 가난한 집안 출신 학생들의 성적 격차는 모든 교육과정에 존재하지만 대학과정에서 급격하게 더 벌어진다.
NCEA 레벨 2에서 낮은 데실과 높은 데실 학생들간의 합격률 차이는 7% 정도이지만 대학 입학 자격시험에서는 격차가 44%로 벌어진다.
또 낮은 데실 학생들의 대학 입학 비율은 17%에 불과한데 반해 높은 데실 학생들은 50%나 된다.
그러나 가장 큰 격차는 대학 2학년 때 나타난다. 좋은 성적을 받아 정원에 포함되는 학생들의 비율이 완전히 다른 것이다. 바로 여기서 사회에 진출했을 때 높은 봉급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갈리는 것이다.
6개 대학에서 나온 자료를 보면 지난 5년 동안 법학, 의학, 엔지니어링 계에 입학한 1만6천여 명의 학생들 가운데 60%가 가장 부유한 상위 33% 출신인데 반해 가장 가난한 하위 33% 출신은 단 6%에 불과하다.
만일 데실 1 학교만을 포함하면 그 수치는 단 1%로 떨어진다.
예를 들어 빅토리아대학 법대는 데실 1 출신 학생 8명에게 입학허가를 내주었다. 오타고 법대는 3명이었다. 그리고 캔터베리대 공대는 지난 5년 동안 2천명의 입학생들 가운데 데실 1 출신 학생은 단 1명이 입학했을 뿐이다.
오클랜드대학 사회학자 앨런 프랜스 교수는 “사람들이 교육을 공평한 경기장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