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진짜 같은 ‘가짜 버거’에 발칵
뉴질랜드에서 ‘가짜 버거’ 소동이 벌어졌다.
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뉴질랜드의 국적 항공사인 에어 뉴질랜드가 식물성 물질로 제조된 패티를 사용한 햄버거를 기내식으로 공급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윈스턴 피터스 부총리를 비롯한 뉴질랜드 정부 관료들이 에어 뉴질랜드를 강력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진짜 같은 이 가짜 버거가 뉴질랜드의 핵심산업인 소고기 산업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보도에 따르면 에어 뉴질랜드는 로스앤젤레스에서 오클랜드로 가는 비즈니스 클래스 승객들에게 합성고기로 만든 ‘불가능한 버거’(Impossible Burger)라는 이름의 기내식을 제공하고 있다. 미국 기업이 채소 성분을 이용해 제조한 패티를 쓰는 이 버거는 실제 소고기와 흡사하게 붉은 육즙도 흘러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새로운 버거의 등장에 뉴질랜드 정부는 공식적인 입장까지 내놓으며 발끈했다.
피터스 부총리는 이 버거에 대해 “가짜 소고기에 대해 전적으로 반대한다”며 분노했다. 뉴질랜드 정부는 항공사가 진짜 동물 제품을 사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뉴질랜드 1차산업부의 마크 패터슨 대변인은 보도자료를 통해 “야채 버거는 뉴질랜드에서 두 번째로 큰 수출 품목에 대한 실제적인 위협”이라며 이는 “90억 뉴질랜드 달러 상당의 육류에 대한 모욕”이라고 밝혔다. 이어 “에어 뉴질랜드가 유전자 변형 성분을 가진 합성 단백질을 적극 홍보하고 있는데, 이는 매우 훌륭한 (육류)를 위해 함께 노력하는 뉴질랜드 기업의 좋은 예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나단 가이 하원의원도 트위터를 통해 “실망스럽다”며 에어 뉴질랜드의 조치를 비난했다. 그는 “우리는 지구 상에서 가장 맛있고 유전자 변형물질과 호르몬 성분으로부터 자유로운 스테이크와 양고기를 생산한다”며 “국적 항공사는 우리의 프리미엄 제품을 지원하고 세계에 팔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 에어 뉴질랜드는 매년 수백만달러 어치의 뉴질랜드산 소고기와 양고기를 구매하고 있으며, 야채 버거는 뉴질랜드 육류 산업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에어 뉴질랜드가 고객들에게 혁신적인 제품을 선택할 권리는 주는 것에 대해 사과할 이유가 없으며, 우리는 계속해서 제품을 제공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영국 ‘BBC 좋은 음식 가이드’의 줄리엣 시어는 ‘불가능한 버거’에 대해 “조금 많이 부드럽고 흐물흐물했지만 맛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