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서 한국전 참전용사 다큐 ‘라스트 퍼레이드’ 방영
W-TV 한국어 채널이 자체 제작해 내달 4일부터 3차례 전파
뉴질랜드에서 한국전 참전용사들의 마지막 활동 모습을 담은 다큐멘터리가 방영된다.
뉴질랜드 월드(W)-TV의 한국어 채널(대표 김운대)인 ‘해피 월드’는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뉴질랜드 용사들이 지난 3월 지팡이를 짚고 휠체어에 의지한 채 마지막 공식 행사를 펼치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 다큐멘터리로 제작해 오는 12월 4일(현지시간)부터 30분씩 매주 월요일에 3차례 방영한다고 23일 밝혔다.
![]() ▲ 김운대 대표(오른쪽)가 참전용사를 인터뷰하는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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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 퍼레이드’라는 제목의 다큐는 지난 3월 8일 오클랜드 전쟁기념박물관에서 한국전참전용사회(NZKVA)가 주최한 기념행사를 조명한다. 뉴질랜드 정부는 지난해 10월 NZKVA가 정기총회에서 단체 해체를 결정한 노병들의 뜻을 존중해 공식 기념행사를 마지막으로 치렀다. 이로써 퍼레이드는 61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김운대 대표는 연합뉴스와 국제통화에서 “다큐에는 기념식 장면과 마지막 퍼레이드를 하는 노병들의 감회 그리고 그들 2세와 손자, 손녀 등 가족의 모습을 담았다”고 소개했다.
그는 “기념행사와 함께 뉴질랜드에 소장된 한국전쟁 참전용사들의 전쟁 기록물들을 찾아 카메라에 담았고, ‘라스트 퍼레이드’에 참가한 노병들이 증언하는 한국전쟁 참상과 전투 모습 등이 담긴 사진 등도 기록했다”고 덧붙였다.
다큐는 현재 200명도 안 되는 생존 노병 가운데 몇 명으로부터 들은 참전 당시 증언과 전후 귀국해 힘들게 살아온 사연 등도 소개한다.
김 대표는 다큐 속 노병인 월리 와이엇(89)의 사연이 가슴에 와 닿는다고 했다. 와이엇은 “NZKVA를 해체하기로 한 것은 무척 슬프지만, 이제는 모두 나이가 들어 더는 어떤 행사를 하기가 힘들다”며 “모든 것은 어딘가에서 끝내야 하는데 마지막 한 명이 남을 때 끝내는 것보다 몇 명이 남았을 때 마무리 짓는 것이 낫다”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고 한다.
W-TV는 NZKVA가 내년부터 더는 군악대의 음악에 맞춰 퍼레이드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취재에 들어갔고, 한국전파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이 다큐를 완성했다.
1950년 당시 인구 200만이었던 뉴질랜드는 한국전쟁 3년 동안 6천 명의 군인을 유엔군의 일원으로 참전시켰다. 참전용사 45명이 전사했고, 그들 중 34명의 유해가 부산의 유엔 기념 공원에 안장돼 있다.
▲ 뉴질랜드 한국전 참전용사와 그 가족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