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 밑에 사는 사람들 3편 – 닉의 다리 밑 이야기
다리 밑에 살고 있는 닉 인터뷰 영상 ©STUFF
오클랜드시의회(Auckland Council)는 노숙자 규모 파악을 위해 오클랜드 홈리스 전수 조사를 실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Stuff 취재진은 시의회가 노숙자 없는 거리로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인 시내 중심부에 나가 사회 소외 계층인 홈리스들을 만나봤다.
주택 – 누구에게 필요한가?
오클랜드 다리 다른 쪽 밑에 살고 있는 닉(Nick)은 이미 꿈을 이루며 살고 있다고 말한다.
그의 공간은 소니가 사는 곳보다 좀 더 구식이다. 덕분에 햇빛은 더 많이 들어오는 편이지만 외부 사람들에게 좀 더 많이 노출되어 있다.
닉에게는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데 일부는 환대를 받지만 일부는 그렇지 않다. 그는 그가 어찌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고 말한다.
벽돌이 놓여 있어 사람들이 펜스를 넘을 수 있게 도와주고 진흙이 묻지 않게 카페트를 깔아 놓아 붉은색 텐트로 다다르는 길을 만들어 놓았다. 텐트 위에는 군데군데 의자나 바베큐, 맥주 캔들이 놓여 있다.
전직 어부였던 닉은 여성들에게 “사랑스럽다”고 이야기를 듣는다는 흰 곱슬머리와 몇 개 남지 않은 치아를 가지고 있다.
다리 밑에 살고 있는 닉의 모습 ©STUFF
올해로 58세인 닉은 길거리에 버려진 가구들을 수집하는데 이 중 시내에서 찾아낸 회전의자를 특히 좋아한다고 말했다.
“저 의자 보이시죠? 홉슨 스트리트(Hobson St.)에서부터 가져 온거에요.” 그가 말한다. “다리 하나가 부러지는 바람에 버려진 것이긴 한데 아주 멋진 의자에요. 굴러서 구석에 방치 되어 있었는데 밑을 받치도록 대어 놓으니 멀쩡해졌죠.”
닉은 텐트 바깥에 있는 붉은 매트리스에 누워 있다. 울창한 나무 꼭대기에서 내려다보는 경치는 고속도로에 둘러싸여 있다. 나뭇가지들 중 하나에는 파슬리가 자라고 있는 종이컵을 누군가가 걸어 놓았다. 머리 크기만한 기름진 생고기는 의자 위에 올려져 있다.
닉이 좋아하는 회전의자와 그의 거주지의 모습 ©STUFF
닉은 다리 밑에서 지난 5년간 살았고 정부가 집을 보조해 주겠다고 했지만 여전히 그곳에 머무르고 있다.
“왜냐구요? 만약 집을 얻어 살게 되면 렌트비, 전기세, 집주인, 이웃들 등등 스트레스로 가득할텐데 뭐하러 그렇게 살겠어요? 제가 집을 장만 했더라면 그건 플랫 같은 게 아닌 독채여야 할 거에요. 그리고 가격도 매우 싸야 할 거구요.”
집에서 살던 때가 그리운 적은 없었냐는 질문에 그는 한동안 생각하더니, 전기가 들어오는 건 좋았다고 말했다가 이내 그것도 별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나서는 곧 화장실을 가리켰다.
천장에서 끝없이 떨어지는 물방울이 그의 침대 근처에 있는 플라스틱 양동이에 부딪친다. “저것으로 목욕도 할 수 있는걸요?”
겨울 또한 그에게 큰 문제가 되지 않는 것은 겹겹이 이불을 덮으면 되기 때문이다. 그는 전화기도, 컴퓨터도, 시계도, 썬글라스도 사용하지 않는다.
닉은 그가 가지고 있지 않는 것에 대해 애써 구하려고 하지 않는다.
다리 밑에 살고 있는 닉의 모습 ©STUFF
섹스와 마약 그리고 로큰롤
수십년 전 술에 많이 취한 밤 그는 집에 돌아가는 것 조차 힘든 상태였다. 닉은 그 때 처음으로 노숙을 했다. 정확히 언제인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그 이후로 오랜 기간동안 노숙을 하는 날은 점점 늘어 갔다.
그의 하루 일과는 이렇다: 아침 7시에 일어나 라이프와이즈(Lifewise)에서 만든 노숙자를 위한 장소인 머지 (Merge) 카페로 향한다. 이 카페에서 공짜로 차와 빵을 먹고 다른 노숙인들과 담소를 나눈다. 그리고나면 다리 밑으로 돌아가 낮잠을 청한다. 그리고 점심 무렵 다시 카페로 가서 점심을 먹고 다시 다리 밑으로 가서 다시 한번 낮잠을 잔다. 저녁은 시티 미션 (City Mission)에서 먹는다.
때때로 그는 길가에 앉아 ‘집도, 직업도, 돈도 없습니다. 기부를 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라는 팻말을 들고 구걸을 한다. 사람들은 너그러운 편이지만, 지출없이 사는 그이기에 WINZ에서 매주 받는 230달러로도 충분히 살아갈 수 있다.
돈을 어디에 다 쓰냐고 묻자 닉은 “섹스와 약물 그리고 로큰롤” 이라 답하며 이언 두리 (Ian Dury) 노래에 맞춰 어깨를 들썩인다. 그는 섹스와 약물에 대부분의 돈을 쓴다고 말하며 “귀에 대고 소리지르는 음악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책들이 침대 여기저기에 있지만 독서는 “모두 쓸데 없는 짓”이라고 말한다.
다른 날에는 충분히 잠을 자고 목요일, 금요일, 토요일 밤에는 파티를 즐긴다. 파티는 케이 로드 (Karangahape Rd)에서 시작하는데 그는 이 곳에서 ‘은밀한 일에 몰두하는 것’을 좋아한다.
닉은 주중 대부분의 시간을 매트리스에 기댄채 지낸다 ©STUFF
그가 몰두하는 일이란 무엇일까? “좋은 시간을 보내죠” 그가 윙크를 하며 말한다. 좋은 시간이라는 게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는 또 다시 윙크를 하며 말한다. “뭘 말하는지 아실텐데요.”
“여자를 말하는 건가요?”
“꼭 그런건 아니구요. 얘기하고, 마시고, 약을 하는 거요.”
그리고 나서 텐트로 돌아온다. 이곳은 “마법이 일어나는 곳”이 된다고 그는 말한다. 닉은 어느날 윈야드 쿼터 (Wynyard Quarter)에서 낚시를 하다가 많은 양의 속옷을 주워서 그것을 여자들에게 선물한다고 말한다.
“주변을 둘러보다가 벤돈(Bendon: 속옷 브랜드)의 새 반바지와 속옷 15 세트가 버려져 있는 것을 발견했지요!”
마약은 “행복해지는 기분을 갖기 위해” 한다고 닉은 말했다. 그는 크랙(Crack), P 그리고 합성대마초를 한다. (*크랙, P, 합성대마초는 마약의 종류들이다.)
“(대마초의 경우) 한번 들여마셨을 때는 괜찮아요. 하지만 세 번 네 번 들이마시면 끝이에요. 그 다음은 미친 짓을 하게 되죠. 위 아래로 뛰어다니거나 나무를 올라타기도 하죠. 어딘가에 왔는데 내가 어떻게 여기 와 있는지 몰라요.”
치과 약속 시간을 벽에 큼지막하게 적어 놓았다 ©STUFF
행복이 이 안에 있을까?
가족에 대해 물었을 때 닉은 지난 3년 간 아내와 아이들과 얘기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내가 어떤 생활을 하는지 알고나 있는지도 모르겠어요.” 라고 그가 말한다. “그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딱히 신경쓰지 않아요. 우리는 우리 자신에게만 책임지면 되고, 행복은 그 속에서 찾는 거니까요.”
그의 어린시절은 학대로 얼룩져 있었다. 그는 15살 때 부모로부터 도망쳤고 불안정한 직업을 전전하다 결혼을 하고 아들과 딸을 낳은 후 심각한 알코올 중독을 겪고 지금은 노숙을 하고 있다.
그가 무엇을 깨달았을까? 그는 “믿을 사람은 나 자신 뿐이라는 것입니다.”라고 말한다. 그가 막대기와 줄로 만든 난간 뒤 콘크리트 위에 그가 그려놓은 나체의 여인들을 바라보며 닉은 “아마 지금이 제일 행복한 것 같아요”라고 말한다.
“아무것도 안하는 것에 대해서는 별로 상관하지 않아요.”
오웬 포마나는 닉처럼 “상처받은 사람들”에게 동기부여를 심어주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말한다. 또한 희미한 희망은 쉽게 무너지기 때문에 소니같은 사람들이 계속적으로 동기부여를 갖는 것 또한 어렵다고 한다. 노숙인으로 살면서는 여러 유혹이 많기 때문이다.
포마나는 수십년 동안의 잘못된 선택, 중독, 학대, 무지, 병약, 그리고 불운과 싸우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라 말한다.
번역 및 재구성: 안수민
원본 기사: Stuff
https://www.stuff.co.nz/auckland/105559569/bridge-dwellers-a-homemade-toilet-and-semipet-ra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