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 모범국’ 뉴질랜드, 델타 변이 확산…“방역대책 전환 시점”
코로나19 방역 모범국 뉴질랜드에서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퍼지면서 정부의 기존 방역대책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뉴질랜드는 그동안 철저한 방역으로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통제해 방역 모범국으로 꼽혀왔다. 그러나 최근 거의 여섯 달 만에 첫 지역사회 감염자가 발생한 이후 과거 사용했던 봉쇄조치 등 엄격한 방역대책을 동원했는데도 감염 확산을 막지 못하고 있다.
지난 17일 오클랜드의 주민 한 명이 델타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뒤 지난 20일엔 21명이 새로 감염되는 등 이날까지 72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오클랜드의 학교 7곳에서 감염자가 나왔고 웰링턴에서도 6명이 감염됐다. 이에 따라 뉴질랜드 정부는 오클랜드 지역 등에 7일 동안 내려졌던 봉쇄령을 더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처럼 과거와 달리 정부의 방역대책이 먹히지 않는 것은 기존 코로나19보다 전파력이 더 강력한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뉴질랜드의 보건장관 크리스 힙킨스는 22일 방송에 출연해 델타 변이가 “게임을 크게 바꾸고 있다”며 이제 기존 방역대책은 “덜 적절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델타 변이가 “우리 방역 계획이 장기적으로 무엇인지 대한 큰 질문을 던진다”며 “어떤 점에서는 우리가 앞으로 더 개방적으로 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당장 정책 전환은 어려워 보인다. 뉴질랜드는 백신 접종 완료자가 20% 수준이며, 1차 접종자도 33% 수준으로 낮은 편이다. 뉴질랜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정부의 백신 접종 속도가 느리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에 대해 이달 초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올 연말까지 국경을 봉쇄할 것이며, 그때까지 국민에 백신 접종을 완료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