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고실적 삼성, 올 매출 뉴질랜드 GDP보다 많다
3분기 매출 65조,영업익 17조5000억 신기록… 연매출 250조 전망
반도체가 영업익 80% 가까이 차지, 스마트폰 부진에 쏠림 심화
한국 최대의 IT(정보기술) 기업인 삼성전자가 5일 잠정 실적 발표를 통해 올 3분기 매출 65조원, 영업이익 17조5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1년 전보다 매출은 4.7%, 영업이익은 20.4% 늘어난 것으로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매출액 대비 영업이익의 비중)도 26.9%를 기록해 사상 최고다. 제조업체 가운데 20%대 후반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기업은 미국의 스마트폰 업체 애플을 제외하고는 찾아보기 힘들다. 올해 연간 기준으로는 매출 250조원, 영업이익 65조원을 기록해 매출·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고 기록을 달성할 전망이다.
본지가 블룸버그 등 각 조사 기관의 전망치를 토대로 분석해본 결과 삼성전자의 올해 연간 실적은 세계 IT 기업 중 애플에 이어 2위에 오를 게 확실시된다. 애플은 올해 연간 매출 2645억달러(약 299조원), 영업이익 701억달러(약 79조3390억원)를 올릴 전망이다.
애플을 제외한 다른 글로벌 IT 기업들은 매출과 수익 면에서 삼성전자와는 비교가 안 된다. 세계 1위 인터넷 기업과 소프트웨어 기업인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삼성의 절반 수준이다. 작년까지 세계 최고의 반도체 기업으로 군림했던 미국 인텔은 이익 규모가 삼성의 3분의 1 수준이며, 중국 IT 산업의 대표 주자인 화웨이의 경우 매출은 삼성의 40% 안팎, 영업이익은 10%대에 그친다.
이뿐만 아니다. 삼성전자 연간 매출은 올해 뉴질랜드의 예상 GDP(국내총생산·명목 기준) 2208억달러(약 249조원)보다 더 많다. 뉴질랜드의 GDP는 세계 50위권이다. 한국의 올해 GDP 전망치와 비교하면 13% 수준이다. 총판매액인 매출과 부가가치액의 합인 GDP를 단순 비교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지만, 삼성전자가 우리나라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어느 정도인지는 가늠케 한다. 실제로 삼성전자가 올 상반기 벌어들인 영업이익이 국내 상장사 1380곳 전체 영업이익의 34%에 달한다. 연세대 성태윤 교수(경제학)는 “부품부터 완제품까지 완벽하게 장악하고, 세계시장에서 성공한 기업은 세계적으로도 삼성전자 외에는 찾기 힘들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