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거품 1위’ 뉴질랜드 집값, 금리 인상에 3분기 4.1% 급락
코비드-19 대확산 이후 부동산 거품이 가장 심한 나라로 꼽히기도 했던 뉴질랜드에서 기준금리 인상 기조 속에 집값이 3분기에 기록적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통신은 4일(현지시간) 부동산 데이터 회사 코어로직을 인용해 뉴질랜드 집값이 3분기에 평균 4.1% 떨어져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당시의 4.4% 하락 이후 분기 기준 2번째로 큰 하락률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3분기에 뉴질랜드 최대도시 오클랜드 평균 집값은 4% 하락한 139만 뉴질랜드달러(약 11억3천만원), 수도 웰링턴 평균 집값은 8.5% 떨어진 98만4천640 뉴질랜드달러(약 8억원)로 각각 집계됐다.
코어로직에 따르면 뉴질랜드 집값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정부의 재정·통화 확장 정책으로 시중 자금이 풍부해지면서 올해 3월까지 19개월간 41% 넘게 뛰어올랐다.
그 결과 블룸버그가 지난해 6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국제결제은행(BIS) 데이터를 토대로 발표한 자료에서 뉴질랜드의 가구소득 대비 집값 비율(PIR)이 장기 평균치의 2배를 넘어 주요국 가운데 가장 거품이 심한 것으로 꼽히기도 했다.
뉴질랜드는 그러나 미국 등 주요 선진국들이 금리 인상에 나서기 전인 지난해 10월 기준금리를 0.25%에서 0.5%로 올리는 선제적 인상에 돌입, 세계 통화정책의 ‘풍향계’로 불렸다.
뉴질랜드는 이후 기준금리를 2차례 더 0.25%포인트씩 올리고 이달까지 5차례 연속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해 금리를 3.5%로 끌어올렸다.
시장에서는 뉴질랜드 중앙은행이 내년까지 기준금리를 4.75%까지 올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이러한 배경하에 뉴질랜드 집값은 4월부터 하락세로 돌아섰고 지난달까지 6개월 연속 떨어졌다.
코어로직 관계자는 “금리가 오르면서 대출이 어려워졌다”면서 “이례적인 성장을 보였던 주택시장이 확실히 하락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월간 하락률이 8월 1.8%에서 9월 1.5%로 축소됐다면서도 “주택시장이 최악의 하락기를 지났다고 보기는 시기상조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은행 간 치열한 경쟁 등을 고려하면 기준금리 인상이 온전히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 인상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추가 금리 인상 전망이 나오는 만큼 조만간 하락장이 끝나리라 보는 것은 너무 이를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