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흉기난동범 컴퓨터서 美·뉴질랜드 증오범죄 자료 나와
현지 경찰 “테러 범죄로 간주하지는 않아”
13일(현지시간) 호주 최대 도시 시드니 도심에서 무차별 흉기 난동을 벌인 남성의 컴퓨터 등에서 최근 미국과 뉴질랜드에서 발생한 대량 총격 테러 관련 정보가 나왔다.
시드니모닝헤럴드 등 언론에 따르면, 이번 사건을 수사중인 뉴사우스웨일즈(NSW) 경찰은 흉기 난동범인 머트 나이(21)의 컴퓨터와 휴대전화 등에 최근 미국과 뉴질랜드에서 이민자들을 겨냥해 일어난 총격 테러 사건 관련 정보가 들어있는 것을 확인했다.
이 남성은 이날 시드니 도심 교차로에서 흉기를 휘두르고 아랍어 “알라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를 외치며 사람들을 위협했다.
그러나 이 남성은 의자와 플라스틱 상자 등을 들고 저항한 시민들에게 제압당해경찰에 넘겨졌다.
이 과정에서 41세의 중국 여성 1명이 등을 찔려 병원 치료를 받았고, 인근 아파트에서는 21세의 성매매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마이클 풀러 NSW 경찰청장은 그러나 이번 사건을 아직 테러로 규정하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풀러 청장은 “수사 초기 단계이긴 하지만 현재로서는 용의자의 단독 범행으로 간주한다”며 “테러와 관련된 일부 사상을 지녔음을 암시하는 정보가 발견되긴 했으나, 그가 테러에 연루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풀러 청장은 수사를 진행하면서 테러와의 관련성을 다시 들여다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찰은 백인 남성인 이 용의자가 정신병력을 갖고 있으며, 최근 정신병동에서 무단 이탈한 점에 비춰 일단 이번 사건이 정신 이상에서 비롯된 소행이라는 점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용의자의 이웃들은 그가 조용한 성품에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않는 성격이었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3∼4일 미국 텍사스주 엘패소와 오하이오주 데이턴에서는 시민을 향한 무차별 총격 사건이 발생해 모두 31명이 목숨을 잃었다.
엘패소 사건의 범인은 멕시코인들을 조준 사격했다고 밝혀 이민자에 대한 반감이 범행의 직접 동기임을 드러냈다.
앞서 지난 3월에는 백인 우월주의에 물든 호주 출신의 청년이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의 이슬람 사원 두 곳에서 총기를 난사해 51명이 숨진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