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언장 만들어 놓아야 하는 이유
뉴질랜드에서는 사망 시 사실혼 관계에 따른 법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반드시 유언장을 만들어 놓아야 한다고 한 전문가가 조언했다.
그 이유는 사람들이 사실혼 관계에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 경우도 법원의 판단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9일 뉴질랜드 헤럴드에 따르면 실제로 최근 오클랜드 고등법원은 오클랜드에 사는 한 남자가 어떤 여성의 재산에서 30만 달러를 받을 자격이 있다는 판결을 내렸다.
여성은 이 남자가 단순히 친구 사이일 뿐이라고 밝혔으나 남자는 27년 동안 사실혼 관계를 유지해왔다고 주장했다.
퍼블릭 트러스트는 이와 관련, 사람들이 자신들의 유언장을 정기적으로 보완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이유를 이번 사건에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오클랜드 고등법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그랜트 파월 판사는 고인이 된 메리 도일이라는 여성이 모든 공식 서류에 자신을 독신이라고 적었지만 스티븐 문이라는 남자와 사실혼 관계가 인정되는 만큼 도일의 재산에서 일정 부분을 나누어가질 자격이 된다고 판결했다.
지난해 1월 암으로 사망하면서 도일은 노스쇼어 페어뷰 로드에 있는 집을 남자 형제인 패트릭에 넘겼다.
대신 남자 친구인 문에게는 유골만 남겼다. 그리고 쪽지에 “나는 당신에게 가장 소중한 나(비록 상자에 들어 있는 것이지만)를 남긴다”고 적었다.
문(62)은 재판에서 도일의 전 재산을 받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이용만 당한 느낌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그는 “그의 삶에 아무도 없는 것처럼 보였다. 나는 27년간 내가 병원에 입원해 있던 2주와 남섬에 잠깐 여행할 때를 제외하고는 그와 거의 매일 시간을 보냈다“며 비록 대부분의 시간을 함께 살지는 않았지만 1990년대에는 집을 함께 돌보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가끔 도일을 위해 시장을 보기도 하고 요리를 하기도 하고 약을 사다주고 침대를 갈아주고 집안일을 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패트릭이 사실혼 관계에 있지 않았다며 이의를 제기한 재산 전부가 자신의 소유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도일의 어릴 적 친구인 맥신 블레이크도 문이 단순한 친구 사이일 뿐이라고는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메리와 함께 산 것은 아니었지만 항상 그들이 친구 사이이면서 성적인 관계도 갖는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파월 판사는 도일과 문이 두 사람의 개인일 뿐이지만 도일의 의학적 상태로 인한 상당한 어려움을 헤쳐 나갈 수 있는 관계를 형성한 것으로 보인다며 도일의 집을 팔아 30만 달러를 문에게 주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질랜드 최대 트러스트 서비스 기관인 퍼블릭 트러스트의 조시 바이어스 대변인은 본인들은 사실혼 관계가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는 경우도 법원의 판단이 다를 수 있다는 걸 알아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유언장을 만들어 놓고 전문가의 조언 등을 듣는 것이라며 자녀 출생, 결혼, 이혼 등 상황이 바뀌면 유언장 내용도 반드시 수정해 놓아야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