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온라인 송금 레퍼런스 도용한 사생활 위협’ 감독한다.
온라인 뱅킹으로 돈을 이체할 때 기재하는 ‘레퍼런스(references)’란을 이용하여 상대방을 위협하거나 스토킹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질랜드에서 두 번째로 규모가 큰 BNZ에 따르면 레퍼런스를 남용한 이 같은 사례는 6개월 동안 약 10,000 건이 넘는 것으로 집계되었다.
도용 방식은 송금자가 단 몇 센트를 이체하면서 반복적으로 여러 메시지를 레퍼런스 란에 표기하는 수업이다. 가장 흔한 경우는 ‘미안해(Im sorry), 그리워(I miss you), 얘기할 수 있을까(can we talk)’와 같은 메시지이다. 일반인이 보기에는 로맨틱한 메시지로 보이지만 가정 폭력 자선 단체 Shine의 Holly Carrington씨는 ‘실상은 그렇지 않다.’라고 지적했다. 실제 사례로 한 남성은 6개월이 넘는 기간 동안 이 같은 메시지를 헤어진 여자친구에게 며칠에 한번씩 1-2 센트를 송금하며 레퍼런스 란에 넣었다. 휴대 전화 문자나 이메일 페이스북 메시지가 차단당하자 대신 은행 계좌 송금을 이용한 것이다. Carrington씨는 메시지 자체를 보아서는 위협적이지 않지만 장기간에 걸쳐 몇 센트씩 송금하면서 반복적이고 지속적으로 메시지를 보낸다면 상대방은 심리적 압박과 불안감을 느끼기에 충분하고 설명했다. 상대방이 서로 동의한 관계가 아닌 경우, 그리고 메시지를 보내는 형식과 빈도 등에 따라 충분히 ‘위협’으로 간주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경우는 비단 헤어진 남녀 관계나 이혼한 커플 사이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강압적인 통제를 하기 위한 수단으로도 은행 송금 레퍼런스란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금을 이체하면서 여성을 친구나 사회로부터 고립시키고 통제하기 위해 레퍼런스란에 위협 메시지를 넣어 보내는 수법이다.
BNZ 고객 담당 대표 매니저 Martin King씨는 자사 은행이 은행 송금 레퍼런스 도용을 조사하게 된 계기는 지난해 호주의 커먼웰스 은행이 비슷한 조사를 착수한 것이 기폭제가 되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가장 흔한 예는 $1 달러 이하를 반복적이고 지속적으로 송금하면서 위협하거나 통제하려는 메시지를 레퍼런스에 기재하는 방식이다.
위협하거나 통제하려는 사례는 송금을 받는 자가 접촉을 원하지 않는 상대방으로부터 반복적으로 메시지를 받는 경우이었다. 우리가 조사한 예에는 범죄자들이 레퍼런스란을 메시지 수단으로 사용한 경우도 있었다. 여러 차례에 걸쳐 $1 이하를 송금하면서 범행 후 어떻게 할 지에 대해 논의하였다. 이 자들은 감옥에 수감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BNZ측은 아직 송금을 남용한 이러한 사례에 대해 어디까지 조사를 하고 어디까지 은행이 관련되어야 하는 지에 대한 세부 규정 및 지침 등을 마련 중이지만 Martin King씨에 따르면 ‘가장 확실한 답은 은행은 다 볼 수 있다.’라는 점이다. 원하지 않는 메시지를 받는 상대방이 은행 고객일 경우, 이 분야에 대해 특별히 교육을 받은 은행 직원이 고객을 접촉해 은행의 지원이 필요한지 묻게된다.
지원 방식으로는 새로운 은행 계좌를 열도록 돕거나, 이혼한 파트너로부터 자녀 양육비를 받을 때 같이 보내오는 위협적인 메시지를 원치 않는 경우 IRD를 통해 자녀 양육비를 받도록 도움을 주는 식이다. 또 고객이 원할 경우 Shine이나 여성 보호서(Women’s Refuge) 같은 외부 기관에 연결해 주기도 한다. 만약 위협을 하는 쪽이 BNZ 고객일 경우 첫 번째 조처는 ‘경고’ 이다. 경고가 받아들여지지 않고 이러한 도용 행위가 계속 될 경우에는 은행 계좌를 닫고 고객명을 블랙 리스트에 넣어 향후에도 BNZ 계좌를 열지 못하도록 시스템에 입력하도록 한다. BNZ의 은행 계약 조건 (terms and conditions)에는 이미 이 같은 사항에 대한 은행의 권리와 행동 지침 등이 나열되어 있다. 다만 은행들로서는 자사의 고객이 아닌 타 은행의 고객일 경우 아무런 조처를 할 수 없다.
CommBank가 소요하고 있는 ASB 역시 이러한 문제점을 인지하고 지난 해 7월 자사의 은행 계약 조건을 개정했다. 은행 서비스를 남용하여 타인에게 피해를 주거나 협박 불쾌감 정신적 해나 폭력을 행하는 경우 은행이 조처할 수 있는 권리 및 지침 등을 상세히 나열했다. Westpac 대변인 역시 자체 조사 팀이 이러한 사례를 발견하고 적절한 조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가정 폭력 및 관련 전문가들은, 은행 협회가 이 같은 사례를 좀 더 적극적으로 조사하고 다른 기관에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뒷받침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