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부유층, 뉴질랜드·호주 등 ‘코로나 안전’ 국가로 투자 이민 ‘봇물’
코로나 사태가 전 세계적으로 장기화되면서 상대적으로 ‘안전한 피난처’를 찾아 떠나는 이들이 급증하고 있다.
부유층들은 투자자 거주 비자를 통해 코로나 확진자가 거의 사라진 뉴질랜드나 상대적으로 적은 호주로 떠나거나 포르투갈의 안정적인 부동산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0일(현지 시각) 블룸버그통신은 투자자 거주 비자를 통해 부유층들이 시민권이나 거주권을 얻을 수 있는 안전한 나라를 찾는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이 같이 전했다. 스스로를 고립시키는 해변이나 카리브해의 섬과 같은 곳뿐 아니라 아예 코로나 확진자가 적은 나라들이 인기 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세계 최대 시민권 및 거주권 자문회사인 헨리앤파트너스에 따르면 투자 대가로 시민권이나 거주권을 보장하는 프로그램으로 눈을 돌리는 이들이 늘고 있다.
예를 들어 코로나 확진자가 거의 없는 뉴질랜드에서는 투자자 거주 비자 유형에 따라 300만 뉴질랜드달러(약 23억6700만원)나 1000만 뉴질랜드달러(약 78억9100만원)를 내면 생활과 일, 학업을 할 수 있는 권리를 획득하게 된다. 뉴질랜드는 지난 6월 전 세계 국가 중 처음으로 ‘코로나 종식’을 선언했다가 그 뒤로 일부 확진자가 나왔다.
몰타에서는 부동산 구입을 통해 약 120만유로(약 16억4700만원)를 내면 부부 시민권을 얻을 수 있다.
헨리앤파트너스의 영업 책임자인 도미니크 볼렉은 “우리는 지금 문의뿐 아니라, 실제로 이들 프로그램에 가입해서 거주지를 옮기려는 이들이 상당히 급증하는 것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업체에 따르면 올해 4월까지 이 같은 신규 문의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9%나 급증했다. 새로운 시민권이나 거주권 신청을 진행하는 이들은 22% 늘었다.
법무법인 프래스토멘의 경영 파트너인 나딘 골드풋은 “이번 코로나 대유행으로 부유층들이 움직이고 있다”면서 “지금 이들의 (새 거주지) 선택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것은 코로나 기간 동안 해당 국가가 어떻게 대처해왔는지, 정부가 어떻게 접근해왔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뿐만 아니라 부유층들은 이번 사태로 인해 재산 관리를 위해서도 다른 나라를 적극적으로 찾아보고 있다. 헨리앤파트너스에 따르면 최근 몇달간 포르투갈의 거주지별 투자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이 늘었다. 코로나 확진자가 적은 이 곳의 안정적인 부동산 시장에 투자하려는 이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물론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이들조차도 즉각적인 격리와 여행 금지 조치를 피할 순 없다. 새로운 여권이나 거주권을 발급 받는 것 역시 시간이 걸린다. 카리브해의 프로그램은 최소한 3개월, 유럽연합(EU)은 이보다 훨씬 더 오래 걸린다.
헨리앤파트너스 측은 “여전히 여행 관련 사업이 어려움을 겪는 와중에도 우리는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면서 “최근 나이지리아에 사무실을 차렸고 곧 인도에도 사무실을 열 예정인데, 인도에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하는 가운데서도 중국과의 긴장감으로 잠재적인 도피를 계획 중인 부유한 인도인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나딘 골드풋은 “당분간 코로나 사태로 인해 생활적인 측면에서 계속 위험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부유층들은 이 위험성을 관리할 수 있는 곳에 있길 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