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 위로 뉴질랜드 총리 벽화로…”관용·사랑·평화의 등불”
벽화 작업 위한 모금 하루만에 초과 달성
멜버른에선 반대청원…”멜버른 관련 벽화 그리자”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가 크라이스트처치시의 이슬람 사원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의 피해자 가족을 안고 위로하는 모습을 그린 벽화가 공개돼 화제다.
CNN은 호주 현지 언론 SBS뉴스를 인용해 벽화가 호주 멜버른 교외 지역인 브런즈웍의 한 사일로(원형 모양의 높은 저장시설)에 그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3월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시의 이슬람 사원에서는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51명이 사망했다. 당시 히잡을 쓴 채 피해자 가족을 껴안고 위로하던 아던 총리의 모습은 전 세계에 큰 울림을 줬다. 이후 이 모습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인 두바이의 부르즈 칼리파를 비롯해 전 세계 랜드마크 건물에 투사되기도 했었다.
벽화 기획자들은 유명한 벽화 아티스트인 로레타 리조에게 작품을 의뢰하기 위해 크라우드펀딩 사이트인 고펀드미(GoFundMe)에서 자금을 모금했다.
그들은 모금을 촉구하는 글에서 “아던 총리가 히잡을 쓴 채 희생자 가족을 안고 있는 모습은 분열하고 있는 시기에 관용과 사랑, 평화의 등불이 되었다”며 “우리는 이 메시지와 이 순간을 기억하길 바란다. 우리는 그것으로부터 배우며 우리를 지탱하고 강하게 만들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당초 목표 금액은 1만1000호주달러(약 900만원)였지만 하루 만에 목표 금액을 넘어 1만1506호주달러(약 941만원)가 모금됐다. 기획자들은 초과 금액은 총기 난사 사건의 피해 기금에 기부했다고 밝혔다.
벽화를 그린 리지오는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벽화를 완성한 후 자신의 작품을 미국과 캐나다, 호주, 네덜란드 등 전 세계에 전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벽화 속 모습을 촬영한 하겐 홉킨스의 사진에 대해 ‘놀라운 사진’이라며 높이 평가하기도 했다. CNN의 계열사인 7뉴스도 벽화에 대해 “통합과 연민의 순간을 기념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벽화에 반대하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청원 사이트인 체인지(change.org)에서는 해외 정상이 아닌 멜버른과 관련된 벽화를 그리자는 청원에 현재 약 1만4700명이 동참해 목표 인원인 1만5000명에 근접한 상황이다.